사회 > 사회일반

일회용품 금지 계도기간 무기한 연장…"준비한 분들에 송구"[일문일답]

등록 2023-11-07 12:01:00   최종수정 2023-11-07 14:05:28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계도기간 종료일 특정 안 하고 연장…사실상 허용

환경부 차관 "한 쪽 희생 강요…지속 가능성 낮아"

"미리 준비한 분들, 최대한 지원할 방안 강구 중"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세종시 정부종청사에서 소상공인을 고려한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환경부가 카페나 식당 등 매장 내에서 플라스틱 빨대 등의 사용 규제 계도기간을 종료일 특정 없이 연장했다. 사실상 무기한 연장으로, 환경 정책이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규제와 처벌 형태로는 성과를 달성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이미 정부 정책에 맞춰 대체 용품을 준비한 매장에 대해서는 최대한 지원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했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임 차관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미래세대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환경 정책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께서 모두 동의하실 것"이라면서도, "그 목적을 달성하는 수단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규제와 처벌의 방식이어서는 원하는 결과를 실질적으로 얻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 계도기간 종료일을 당초 오는 23일에서 추후 결정하기로 했다. 종이컵은 사용 제한 대상 품목에서 아예 제외했다. 비닐봉투는 당초 계획대로 계도기간이 23일로 끝나지만 과태료 부과 대신 자발적 참여 형태로 정책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임 차관은 "과거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일률적으로 강제하지 못했던 것은 실제 일회용품을 줄이는 효과에 비해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었고 그 비용의 대부분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이 짊어지는 구조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년 전, 일회용품 사용금지 대상을 현재와 같이 확대하면서도 여전히 우리 사회 한쪽 부문의 희생을 전제로 하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고 현장 여건을 철저히 살피지 못한 채 조급하게 정책이 도입된 측면이 있었다"고 했다.

다음은 일회용품 관리방안 관련 주요 질의 응답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한 것.

-국정과제 중 하나가 일회용품 감량인데 환경부의 이번 조치는 국정과제의 후퇴라고 판단할 수 있나.

"규제와 강제를 통해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이 정책 자체가 온 국민이 고르게 분담하는 정책이 아니라 특정한 한 쪽 부문의 희생을 강요하는 형태로 돼 있어서 지속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국민들이 전체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플라스틱 빨대 사용 계도기간은 언제까지인가.

"유엔 플라스틱 협약이 2~3년 내에 재정이 될 것이다. 그 협약이 얼마나 강력한 구속력을 가질지는 미정이지만 큰 틀 안에서 플라스틱 빨대도 같이 포함해야 한다고 본다. 플라스틱 빨대는 전체적인 틀 안에서 감축돼야 한다는 점에서 볼 때 계도기간을 정하고 조급하게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보다는 종합적인 틀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총선을 의식한 정책 결정 아닌가.

"정부가 선거를 의식해서 일을 하진 않는다. 계도기간 종료 시점도 이미 작년에 정해져서 올해 11월이었다. 계도기간에 맞춰 발표를 한 것이기 때문에 총선은 관계가 없다."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임상준 환경부 차관이 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일회용품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배달업의 경우 사실상 규제가 없는데, 이 분야의 일회용품은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즉답하기는 어렵다. 배달업에 대한 규제가 없는 것도 충분한 논의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 것들이 충분하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왔다는 것을 저희가 반성하고 있다."

-종이컵의 경우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인데 이 부분 정리가 필요할 것 같다.

"일회용컵 보증금제는 세종과 제주에서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자발적 협약을 맺어서 일회용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그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컵을 쓸 수 없어서 보증금 문제가 불거질 일은 없다."

-일회용품 감축에 대한 정부 의지의 의문이 들 수 있다. 앞으로의 비전이 있나.

"'추진 의지가 없다, 퇴보다' 이런 걱정이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 다만 현재의 이 정책 구조상 그대로 추진하기에는 너무 한 쪽의 희생이 크다. 한 쪽을 희생해가면서 일회용품을 감량한 게 과연 칭찬받을 일일까 의문이다. 지금 당장 큰 비전까지는 준비하지 못해 말씀드리지는 못하지만 우리 원칙은 온 사회가 골고루 분담하면서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이다."

-친환경 매장으로 전환하면 인센티브를 부여한다고 했는데, 매장이 많은데 어떻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나.

"기본적으로 신청을 받는다. 일회용품을 줄이는 데 든 비용을 보전해달라고 하면 국가가 100% 할 수는 없겠으나 일정 부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종이컵이 아닌 플라스틱컵은 현재 단속을 하고 있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이 안 되는 매장은 일정 규모 이상의 매장이다. 해당 매장은 현재도 규제를 적용하고, 단속을 진행 중이다."

-정부 정책에 맞춰 미리 준비를 했던 매장들은 혼란이 있을 것 같다.

"정부가 입장을 바꾸게 된 것에 대해 미리 준비해 주신 분들에게는 송구스럽다. 2년 전에 이 정책이 도입될 때부터 부작용을 충분히 감안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 미리 친환경 제품을 구입하시거나 투자한 분들에 대해서는 정부가 최대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