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국립현대미술관×이응노미술관
재일한국인 소장, 1964년 작 '구성' 첫 공개대전 이응노미술관서 28일 개막…총 150여점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응노(1904~1989)의 1964년작 '구성'이 한국에서 첫 공개됐다. 28일 개막하는 '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에 선보이는 이 작품은 그동안 일본에 거주하는 재일한국인이 소장하고 있었다.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따르면 이 작품은 1989년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이응노 추모전에 전시된 작품이다. 1985년 일본에서 열린 이응노 전시회를 통해 각별한 인연을 맺은 재일한국인인 소장가는 당시 직접 파리의 이응노 아틀리에를 방문하여 함께 이 작품을 포함한 출품작들을 선정했다. 그러나 1989년 이응노의 잡작스러운 서거로 계획했던 개인전은 추모전으로 성격이 바꿔 열리게 되었다. 1980년대 이응노의 일본 활동에 대한 증거이자 아름다운 인연을 간직한 작품이다. 표면이 마모되어 새겨진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비석의 표면과도 같은 이 작품은 ‘사의적(寫意的, 뜻을 그린다는 의미) 추상’이 가장 무르익은 시기의 작품이다. 바탕을 검게 칠하고 글씨의 필획에 해당하는 부분을 희게 남겨서 마치 네거티브 필름같은 느낌을 주며 전통 서예와는 상반되는 구성을 보인다. 이응노미술관은 "뛰어난 서예가이기도 했던 이응노가 한국 서예의 전통을 바탕으로 추구한 새로운 실험작"이라며 "한자의 획 혹은 고대 중국의 청동기에 새겨진 상형문자같기도 한 하얀 형상들은 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 속에서 유영하는 생명체처럼 빛난다"고 소개했다.
'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은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공동 기획한 전시로 추상회화 60여점, 아카이브 90여 점 등 총 150여 점을 선보인다. '이응노,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을 주제로 국립현대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프랑스 국립 퐁피두 센터, 체르누스키 파리 시립 아시아 미술관 등을 비롯한 국내외 유명미술관과 개인 소장가가 소장해온 작품이 대거 전시된다.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협업은 양 기관이 가진 자원을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계기"라며 "이번 전시와 국제심포지엄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거장 이응노의 예술적 성과가 전 세계로 더욱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별전과 연계하여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12월11일(월)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아라이 케이(도쿄예술대학 대학원 교수), 마엘 벨렉(체르누스키 파리 시립 아시아 미술관 학예사), 김현숙(미술사학자)이나바 마이(광운대학교 부교수), 정창미(전남대학교 강사) 등 5명의 프랑스·일본·한국의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응노에 대한 새로운 연구를 발표한다. 전시는 2024년 3월3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