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엑스포 불발…한 총리 "성원 응답 못해 죄송…외교 자산 얻어"(종합)

[서울·파리=뉴시스]양소리 김승민 기자 =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EXPO) 개최지 유치에 실패했다. 최종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로 결정됐다.

부산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팔레 데 콩그레 디시'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 투표에서 총 165표 중 29표를 받는데 그쳤다. 리야드는 투표 회원국 중 3분의 2(110표) 이상인 119표를 획득해 결선 투표 없이 개최지로 결정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표결이 끝난 직후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우리 2030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한 재계, 여러 기업들과 또 우리 정부가 한 일을 돕기 위해 힘 써주신 모든 정부의 모든 분들, 부산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칠곡아지매를 비롯한 많은 분들의 응원, 국회의 만장일치 지원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인사했다.

한 총리는 BIE 182개 회원국과 접촉하며 "우리의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를 "저희가 더 발전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거듭 "국민 여러분의 그간 성원에 응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현장에서 "부산 시민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BIE 실사단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며 한마음으로 노력해왔다"면서 "부산 시민들의 꿈이 무산되어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부산은 2035년 세계박람회 재도전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박 시장은 "인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부산의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의 땀과 눈물과 노력과 열정을 기억하고 도전하는 한 우리는 반드시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과거에도 주요 국제 대회와 행사는 여러차례 재도전 끝에 성사된 경우가 많고 장기적으로 보면 그러한 시도 과정 자체가 외교의 지평을 넓혀왔다"며 재도전의 의지를 밝혔다.

'오일머니'의 위력에 주목한 패인 분석도 이어졌다.

유치위 자문교수인 김이태 부산대 교수는 "사우디가 '오일머니' 물량공세를 통해 2030년까지 4조4300억원의 투자로 리야드를 건설하고자 하였다"며 "엑스포 개최를 통해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저개발국가에 천문학적 개발차관과 원조 기금 역할을 함으로 인해서 금전적인 투표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대륙별 안배 차원에서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개최 또한, 투표를 하는 국가들 입장에서는 관례상 대륙별 안배를 고려했다는 것 등이 패인이 된 거로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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