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에 잠 못 이룬 윤, 날 밝자 "모든 건 제 부족" …겸허한 자성
윤, 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10시간 만에대통령실 연단 올라 "제 부족의 소치""민관 열심히 뛰었다…정말 감사하다""죄송하다…예측 빗나가" 패인 인정도부산시민 박탈감·국민 불신 확산 우려"부산중심 균형발전 그대로 추진" 약속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이(부산엑스포 유치 불발) 모든 것은 전부 저의 부족이라 생각해주십시오. 정말 우리 민관은 합동을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에 이르지 못하자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용산 청사 브리핑룸 연단에 올라 "전부 저의 부족"이라고 했다. 엑스포 개최지 발표가 난지 불과 10시간 여 만에 국민 앞에 서서 자신의 책임이라 한 것이다. '엑스포 관련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 이름 붙인 이날 윤 대통령의 입장 발표는 아침 참모들과 회의 후 전격 이뤄졌다고 한다.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대통령의 뜻이 확고했다고 한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새벽 관저에서 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보고 잠을 한숨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족'이라는 단어를 세번 썼다. '전부 저의 부족' '대통령인 저의 부족의 소치' '모든 것은 저의 부족함'이라 했다. "실패했다. 죄송하다"고 하는가 하면, "예측이 많이 빗나간 것 같다"고 패인을 스스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민관 합동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며 유치전에 나선 기업들, 유치위 관계자들, 프랑스 주재 각종 대사관의 직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정말 열심히 뛰었다" "정말 고맙다"고 노고를 치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엑스포 유치 불발이라는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면서도 부산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이유를 소상히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단순히 부산 만의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부산을 두개 축으로 해 우리나라의 균형 발전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하기 위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구상은 서울을 축으로 수도권·충청· 강원지역의 발전을, 부산을 또다른 축으로 영호남 지역의 전을 동시에 꾀하겠다는 것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부산에 세계엑스포를 유치하는 게 필수적이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는 불발됐지만 균형발전 구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국토의 균형발전 전략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라며 "예정대로 해양 국제금융 첨단산업 디지털 거점으로 육성해 호남까지 연결, 남부 지역에서 모든 경제산업활동이 이뤄질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을 차질없이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엑스포 유치를 열망했던 부산시민들에 박탈감과 불안감을 덜어주는 동시에 국민들에 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진정성 있는 접근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스스로 책임을 짊어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야당의 '정권 무능' '혈세 낭비' '외교참사' 등의 공격 프레임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기자회견 외에 브리핑룸에서 카메라앞에 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 이후 이번이 두번 째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발발 직후 용산 청사에 상황실을 설치하고 상황을 지휘했다. 이어 아침이 밝자마자 용산 브리핑 룸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곧바로 이태원 참사 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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