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4번째 아시안컵 출전…황희찬·이강인·김민재도 클린스만호 승선(종합)
아시안컵 최종명단 26명 발표깜짝 발탁 없이 기존 틀 유지"64년 만의 우승 이룰 기회"
[서울=뉴시스] 박지혁 김진엽 기자 = 64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최정예로 팀을 구성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격한다.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 감독은 2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의 용산CGV15관에서 아시안컵에 출전할 최종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지속성과 연속성을 강조했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최종 명단에서 큰 변화 없이 기존에 뽑았던 선수들 대부분을 불렀다.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양현준(셀틱) 등이 그나마 눈에 띄는 발탁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6명으로 명단이 늘었다는 걸 들었을 때 기뻤다. 내부적으로 늘어난 3명에 대해서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들과 함께 할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어린 선수들을 뽑은 배경을 밝혔다. 불법 촬영 혐의 의혹이 풀릴 때까지 대표팀에서 빠지게 된 공격수 황의조(노리치시티)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발탁도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오현규, 조규성이 9번(최전방 공격수)으로 뛸 수 있다. 손흥민도 폴스 나인(가짜 9번)으로 쓸 수 있다"며 내부 포지션 변경 등으로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노리는 클린스만호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이번 대회는 손흥민에게 4번째 아시안컵으로 대회 출전 경험이 많다. 지난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3위)을 시작으로 2015년 호주 아시안컵(준우승), 2019년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8강)에 출전한 바 있다. 경기력도 훌륭하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리그 18경기에 출전해 11골4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8시즌 연속 EPL 두 자릿수 득점을 하는 등 상승세를 그리는 중이다. 소속팀 토트넘뿐 아니라 클린스만호에서도 핵심 공격수이자 주장으로 팀을 이끌고 있다. AFC도 이번 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로 손흥민을 뽑기도 했다.
부상 이슈가 있었던 황희찬도 클린스만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황희찬은 이날 영국 런던의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렌트포드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울버햄튼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기쁨도 잠시 전반 추가시간 허리 부위를 부여잡고 교체됐다. 다행히 황희찬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괜찮다"고 밝혔고, 실제 이번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상승세를 이어가게 됐다. EPL 입성 후 개인 커리어 최초 리그 10호골 고지를 밟은 황희찬은 손흥민과 함께 대표팀의 공격을 이끌 예정이다. 아울러 한국 축구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리는 이강인과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발돋움한 김민재 등 주축 해외파들도 대거 승선했다. 이강인은 지난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세계적인 명문 PSG의 일원이 됐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등의 변수에도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15경기 소화(2골2도움)하며 입지를 굳히는 중이다. 클린스만호에서도 양질의 패스와 특유의 넓은 시야를 앞세워 최전방 공격진들에게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김민재 역시 이번 시즌 나폴리(이탈리아)를 떠나 뮌헨(독일)으로 이적한 이후 곧장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혹사 논란에 휩싸일 정도로 대표팀과 뮌헨에서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해외파로만 구성된 공격진과 달리 수비진은 국내파들이 주를 이룬다.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HD의 우승을 이끈 김영권, 정승현, 설영우, 김태환을 필두로 김진수(전북),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서울) 등이 포함됐다. 미드필더에선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이순민(광주)뿐 아니라 황인범(즈베즈다), 박용우(알 아인), 홍현석(헨트), 이재성(마인츠),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국내파와 해외파가 조합을 이룰 예정이다. 골키퍼는 주전 자원인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에 이어 송범근(쇼난벨마레)가 힘을 보탠다.
한국의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다. 한국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강호지만 1960년 제2회 대회 이후 단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이번에 64년 만의 우승을 노린다. 지난 26일부터 국내서 몸을 만들고 있는 대표팀은 31일까지 훈련을 이어간다. K리그 일정을 끝낸 국내파 선수들과 전반기 일정을 마친 해외파 선수 등 16명이 서울 소재의 한 호텔에서 체력 단련 위주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이후 클린스만호는 내년 1월2일 전지훈련 캠프가 꾸려지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출국한다. 이때 손흥민, 이강인 등 나머지 해외파들까지 합류해 완전체가 될 예정이다. 그리고 6일 이라크와의 최종 모의고사를 소화한 후 10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이동한다. 조별리그 E조에 자리한 한국(FIFA 랭킹 23위)은 바레인(15일·86위), 요르단(20일·87위), 말레이시아(25일·130위)를 차례로 상대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보인 활약을 대표팀까지 이어주길 바란다. 그러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남은 며칠 동안 퍼즐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64년 동안 없었던 우승을 이번에는 꼭 이룰 기회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우승을 정조준했다.
◇2023 아시안컵 축구대표팀 명단(26명) ▲골키퍼 = 김승규(알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벨마레) ▲수비수 = 김영권(울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울산),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설영우, 김태환(이상 울산), 이기제(수원삼성), 김진수(전북) ▲미드필더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즈베즈다), 박진섭(전북), 홍현석(헨트), 이순민(광주), 이재성(마인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양현준(셀틱), 황희찬(울버햄튼), 문선민(전북) ▲공격수 = 조규성(미트윌란), 오현규(셀틱)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