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에 고우석까지…바람의 가문, 이제는 '빅리그 가문'
'비람의 아들' 이종범, 일본 프로야구 뛰어아들 이정후·사위 고우석은 나란히 MLB로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바람의 가문'이 미국 메이저리그(MLB)로 영역을 확장해 '빅리그 가문'으로 거듭나게 됐다. 고우석은 4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700만 달러(약 91억7000만원)의 계약을 맺고 빅리그를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 2017년 LG 트윈스 1차 지명으로 프로에 뛰어든 고우석은 2019년부터 팀의 뒷문을 맡아 빠르게 성장했다. 2022년에는 42세이브를 올려 세이브왕에 올랐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한 고우석은 이번 겨울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협상 마감 시한이던 4일 오전 7시를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MLB에 입성하게 됐다. 이로써 고우석은 KBO리그에서 포스팅 시스템으로 빅리그로 건너간 7번째 선수가 됐다.
고우석에 앞서 6번째로 MLB에 진출한 선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다. 이정후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482억원)에 사인했다. 이정후에 이어 고우석까지 MLB 계약에 성공하며 가족이 나란히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됐다. 고우석과 이정후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야구 집안'의 일원이다. 이정후는 KBO리그의 전설인 이종범 전 LG 코치의 아들이다. 고우석은 지난해 1월 이종범 전 코치의 딸이자 이정후의 여동생인 이가현씨와 결혼했다. '야구 일가'를 일군 이 전 코치는 전설적인 선수로 통한다. 빠른 발과 뛰어난 타격 능력을 뽐내 '바람의 아들'로 불린 그는 KBO리그에서 통산 1706경기를 뛰며 타율 0.297, 194홈런 730타점 1100득점 510도루의 성적을 냈다.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이 전 코치 역시 KBO리그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는 1998년부터 2001년까지 주니치 드래곤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NPB) 무대를 누비며 통산 311경기에서 타율 0.261, 27홈런 99타점 53도루를 작성했다. 이정후는 아버지인 이 전 코치의 남다른 야구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바람의 손자'로 일찌감치 시선을 끈 이정후는 2017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1차 지명으로 입단해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꾸준히 성장하며 빠르게 KBO리그 최고 타자 반열에 오른 그는 2022년 타격 5관왕을 차지하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고우석이 이 전 코치의 사위, 이정후의 매제가 되면서 '바람의 가문'은 더 큰 주목을 받게 됐다. 한 집안에 세이브왕과 타격왕이 모두 있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여기에 이 전 코치를 시작으로 이정후, 고우석은 해외 리그를 경험했거나, 경험하게 된다. 이정후와 고우석은 처남과 매제가 동시에 MLB에 입성하게 되는 매우 드문 장면까지 연출하게 됐다. MLB닷컴은 고우석을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중견수 이정후의 매제"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KBO리그를 넘어 MLB로 무대를 넓힌 이정후와 고우석이 '바람의 가문'의 초석을 다진 이종범 전 코치의 뒤를 이어 더 큰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