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쏘아올린 '육아휴직 급여' 인상…실현 가능성은
여야, '저출산'대책 발표…여야 "급여 상한해야" 공감대급여 상한은 150만원…사후지급금에 낮은 소득대체율시민단체 "이행계획 필요" 전문가 "재원 마련 논의해야"
2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저출생 대책 공약을 연이어 발표한 가운데, 양당 모두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고 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는 육아휴직 급여의 75%를 휴직 기간동안 지급받고, 복직 후 6개월 이상 계속 근로한 것이 확인된 이후에 나머지 금액인 25%를 지급받는다. 육아휴직 급여 상한선이 150만원으로 설정돼 있는 데다 사후지급금 제도까지 있어 낮은 소득 대체율(기존 소득 대비 육아휴직급여로 받는 금액의 비율)은 부모의 육아휴직 급여 사용률을 실질적으로 떨어뜨리는 요소로 지적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족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육아휴직 기간 소득대체율은 44.6%로 이는 OECD 38개 회원국에서 비슷한 제도를 운영하는 27개 국가 중 17위인 수준이다. 국민의힘 공약개발본부는 지난 18일 발표한 '일·가족 모두행복' 공약을 발표하면서 육아휴직 급여 상한을 현행 150만원에서 210만원으로 60만원을 인상하고 사후지급금 폐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또한 아빠 출산휴가 1달 의무화와 엄마·아빠 휴가 및 육아휴직이 신청만으로 자동개시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육아휴직 급여 보장과 휴직 신청 시 자동으로 휴직에 돌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저출산 공약을 꺼내 들었다. 대표적으로 육아휴직 급여에 '워라벨 프리미엄 급여' 50만원 추가 지급과 출산 전·후 휴가 급여와 육아 휴직 급여 보장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모든 신혼부부에게 가구당 10년 만기 1억원을 대출해 주고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원리금을 차등 감면해주는 안도 발표했다. 정치권 내 저출산 대책 논의에 속도가 붙으면서 여야가 공통적으로 내세운 공약인 육아휴직 급여 상한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다만 재원 마련 방안을 놓고 여야가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고용보험 기금 일부와 기존 조세 수입 등을 투입해 '저출생대응특별회계'를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출생 공약 실현을 위한 예상 재원으로는 약 3조원으로 잡았다. 한편 민주당은 기존 정부 예산을 조정하거나 필요하면 추가경정예산까지 편성해야 한다 저출산 관련 공약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연간 28조원으로 잡았다. 다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그동안 예산 편성 문제로 육아휴직 급여 인상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특히 육아휴직 급여에 대한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이 뒤따라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지적도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9일 입장문을 통해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나 재원 마련 대책이 나오지 않은 것도 문제"라면서 "윤석열 정부가 부자감세 철회 없이 민생토론회를 통해 세수기반을 훼손하는 감세 계획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상당한 재원이 소요되는 저출생 대책 공약을 내놓은 것은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고 했다. 또한 민주당을 향해서는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에 일조한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대책에 수반되는 상당한 재원 방안을 덧붙이지 않고 있어 양당이 내놓은 저출생 대책은 헛공약에 그칠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휴직급여의 상한선을 인상해서 소득 대체율을 높여야 실질적인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아지고 일·가정 양립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제언들도 나온다. 허민숙 입법조사관은 국회입법조사처가 2021년에 발간한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의 효과:남성 육아휴직 사용의 조건과 과제'에서 "육아휴직급여 소득대체율 상향 조정을 위한 재원 마련 관련 논의가 충분히 검토돼야 할 시점"이라면서 "육아휴직급여 소득대체율 하한액을 상향 조정해 자녀돌봄 대안이 비교적 제한적인 저소득층의 급여 감소 타격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종국적으로는 일반회계의 부담비율을 높여 육아휴직 급여 재원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육아휴직 급여 수혜 대상을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