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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번호 땄지만 못 만난 교육부…처장들 또 만난다

등록 2024-03-08 06:05:00   최종수정 2024-03-08 09:5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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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의대협 대표자 번호 확보해 연락

"전화도, 문자도 안 받아"…오늘 교무처장 회의

이 부총리, 동맹휴학 이후 "만나자" 제안 없어

대학에만 "설득" 협조 요청만…복지부와 대조

"이 부총리가 허심탄회하게 만나는 것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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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공의 집단행동'에 이어 의과대학 학생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집단 휴학에 들어간 지난 5일 경기도의 한 의과대학 강의실이 텅 비어 있다. 일부 대학들은 3월 중순까지도 의대 개강연기를 이어가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24.03.0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의 집단 수업거부로 학사 차질이 계속되고 있지만, 교육부와 의대생 대표자들의 만남은 3주째 비공식적으로도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락처를 얻어 접촉을 시도했으나 응하지 않는다는 게 교육부 설명이다. 교육부는 8일 교무처장들을 비공개로 만나 의대 학사 차질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대학 당국만 압박하는 방식으론 실효성이 없는 만큼 부총리가 나서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대화의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8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측은 의대생 집단행동이 본격화된 지난달 20일 이후 한 차례도 만나지 않았다.

교육부는 소속 대학(인제대·순천향대·중앙대)에 공문을 보내 의대협 공동 대표 학생들의 연락처를 요청했고, 이들 3명 중 1명의 연락처를 지난달 26일 구했다.

그러나 교육부 관계자는 "5일 저녁에 담당 과장이 전화를 했는데 받질 않아 문자를 보냈다"며 "우리 만날 생각 있냐는 내용이었는데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 간부는 "회신이 있어야 하는데 (아닌 걸 보면) 의대생들이 우릴 만날 생각이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안 만나겠다는 의사 표시는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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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6일 세종 어진동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앞서 통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7. [email protected]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아직 의대생들을 비공식적으로도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 장·차관이 의대생 동맹휴학과 관련해 공개 간담회를 가진 적은 총 5차례였지만 대상은 모두 총장이나 학장, 병원장, 처장 등 대학의 주요 보직자였다.

이 부총리는 의대협의 집단휴학 돌입 전날인 지난달 19일엔 대학 총장들에게 학생들과 소통을 당부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달 28일 총장들을 만난 두 번째 자리에선 의대생들을 향해 "학업의 현장으로 조속히 복귀하길 간곡히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하지만 이 부총리가 의대생들에게 만나자는 입장을 공식 표명한 적은 아직 없다. 적어도 만나자는 입장을 밝힌 적이 있는 보건복지부(복지부)와도 대조적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지난달 15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의대생들에게 "여러분들이 편한 시간 언제라도 제안을 주시면 시간을 조율해서 만나자"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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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전신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6일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3.07. [email protected]
이 부총리가 의대생들을 만나면 강대강 대치 국면을 전환할 계기라도 마련해 볼 순 있지만, 교육부에서는 아직 별다른 의지나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다.

교육부 관계자는 '부총리가 의대생들에게 만남을 거듭 요청하는 등의 공식 입장 표명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 묻자,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이 부총리와 만난 의대 학장들이 정부가 직접 학생들을 접촉하기보다 자신들을 통해 대화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교육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은 어느덧 4주차에 접어들고 있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학 당국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전날에도 학칙상 요건에 부합하는 의대 휴학생은 전체 28.9%(지난 6일 기준)라고 밝히면서 대학에 학사 일정을 정상 진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5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3401명)를 발표한 이후 교수들까지 삭발이나 행정소송에 나서는 등 분위기는 더 격앙되고 있다.

대학들은 집단 유급사태를 막기 위해 의대 개강을 2~3주 가량 추가로 연기하거나 휴강에 나서고 있다.

이런 와중 정부는 의대 휴학생 현황 집계 기준을 별다른 이유 없이 바꾸면서 의대생들의 집단행동 규모를 축소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초하고 있다.

2월19일부터 3월6일까지 정부가 밝힌 일일 신규 제출 휴학 신청건수를 더하면 누적 1만4070건이다. 전체 의대생 1만8793명(지난해 4월)의 74.9%에 이른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 6일까지 접수된 의대생 휴학 건수는 3분의 1 수준인 누적 5425건(28.9%)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부터 학칙상 휴학 요건에 맞지 않는 휴학 신청 건수는 집계에서 빼서 발표한 탓이다.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이날 오후 의대생들 대신 대학 교무처장들과 비공개 화상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의대생 동맹휴학과 관련해 분위기를 살피고 학사 일정 차질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자리로 전해졌다.

녹색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전날 논평을 내 "교육계 수장이 공식적 또는 비공식적으로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 나누는 것도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총리가 주재하는) '함께 차담회'가 학교 구성원간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 주체와 소통한다는 취지인 만큼 의대 현안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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