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4월 이후 더 뛴다는데…정부, 재정 운용 해법 고심
수입물가 3개월 연속 상승세…4월엔 더욱 심화될 듯유류세 인하 연장 등 비상 대응 체제로 총력전 예고상반기 351조 재정 신속 집행…체감 경기 개선 박차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악재가 본격화하며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인 수입물가는 요동치는 국제유가 파장에 상승폭을 키워 국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고물가를 잡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던 정부는 난감한 상황이다. 농식품 중심으로 예산을 투입하면서 가격안정대책을 추진했는데 향후에는 가공식품을 비롯해 공산품, 공공요금 등 물가 상승 압박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건전재정을 앞세우며 이전 정부와는 다른 노선을 표방한 만큼 위기 상황에서 재정 운용을 어떻게 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대체적인 견해는 재정 신속 집행을 통해 경기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모아진다.
◆수입물가 3개월 연속 상승세…4월엔 더욱 심화 예상 17일 한국은행의 '2024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7.85(2015=100)로 전월(137.24)대비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물가는 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3월 수입물가 상승의 이유는 국제유가였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월 배럴당 80.88달러를 기록했지만 3월에는 84.18달러로 4.1% 상승했다. 이로인해 광산품, 석탄, 석유제품, 1차금속제품 등의 가격이 오른 것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0% 상승했다. 중간재는 석탄및석유제품(0.9%), 제1차금속제품(0.5%) 상승에 전월대비 0.4% 올랐다. 자본재는 전월대비 0.1% 상승했고, 소비재는 0.2% 하락했다. 4월 수입물가도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두바이유 가격은 전일대비 0.04센트 내린 89.91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5일 90.74달러를 기록한 뒤 90달러를 경계로 횡보하고 있는 중이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로 꼽힌다. 두바이유 가격이 90달러를 넘어 100달러로 치솟을 수 있는데다 원달러 환율도 1400원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어서다. 4월 이후 수입물가는 걷잡을 수 없이 뛸 공산도 크다.
◆유류세 인하 연장 등 비상 대응 체제로 총력전 예고 정부는 지난달 물가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대표적인 사례가 농수산물에 대한 선별적 납품단가 지원 및 할인지원이다. 정부는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1500억원을 긴급 투입하고 할인판매 지원 등 특단의 조치를 실시했다. 4월 들어선 전월대비 가격이 안정세에 들어선 품목을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가격 변동성이 커진 품목을 집중 지원해 물가 안정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단 기간동안 가격이 많이 뛴 품목을 집중 지원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인해 가공식품을 비롯해 공산품, 외식물가, 공공요금 등에서 가격 인상 압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예산을 투입하는 방식의 지원으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한 이후 수출 타격과 공급망 위기가 본격화될 수 있는 만큼 비상대응반을 가동,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상황별 대응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선제적인 대책으로 정부는 4월말로 예정된 유류세 인하 조치를 6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인하율은 휘발유 25%, 경유·액화석유가스(LPG) 37% 등이다. 이와 함께 경유·압축천연가스(CNG) 유가 연동 보조금을 추가 연장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351조 재정 신속 집행…체감 경기 개선 박차 정부가 향후 어떤 식으로 재정을 운용할 지 여부도 관심이다. 정부 물가 컨트롤 타워인 기획재정부는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1분기에 약자 복지, 일자리,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총 213조5000억원의 예산을 신속 집행했다. 2분기에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서민 체감경기 개선을 위해 SOC 사업을 중심으로 65% 예산 집행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상반기엔 351조1000억원(중앙 164조+지방169조)의 예산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재정 신속 집행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인해 소비 여력이 감소하는 등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서민들이 경기 개선을 체감할 수 있도록 예산 선집행 등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을 총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 22대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이 실현될 지 여부도 주목된다.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위해선 13조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민주당은 자체 추계를 통해 밝혔다. 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정부는 공식적인 답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기재부는 문재인 정권과 마찬가지로 개인에게 지원금을 나눠줄 경우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어 확장적 재정지출에 대해 경계하는 모습이다. 정부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가 건전재정을 표방해온 만큼 고물가 상황이 심각하다고 해도 재정 운용 기조에 변화를 주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영수회담이 현실화되면 기재부가 확장적 재정지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