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양정철 기용설에 대통령실·당사자, 부인…정치권 한때 '술렁'
새 국무총리·비서실장에 '문재인 인사 검토' 보도권성동 "당 정체성 전면 부정…검토조차 해선 안 돼"이준석 "윤 대통령, 얕은 수로 돌파하지 않았으면"박지원 "윤, 야당 파괴 공작…아직 정신 못 차려"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대통령실이 4·10 총선 참패 후속 인사로 문재인 정부 인사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17일 나왔으나 대통령실과 당사자들이 일제히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날 여의도 정가에는 이를 두고 한때 술렁이기도 했다. 여당의 경우 일각에서 가능한 아이디어라는 반응이 나왔으나 다수가 당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야권에서는 야당을 흔들기 위한 정치 공작이라며 맹비난했다. 이날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공지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박영선 전 장관, 양정철 전 민구연구원장 등 인선은 검토된 바 없다"고 알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뉴시스와 통화에서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당초 새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하마평에는 원희룡·정진석 등 여권 인사가 오르내렸는데, 야당의 반대와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갑자기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이 거론된 것이다. 박영선·양정철 외에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도 신설될 정무특임장관으로 거론됐으나, 3명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정치권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은 부정적 기류가 강했다. '친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당원과 지지자분들께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처럼 당의 정체성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인사는 내정은 물론이고 검토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경기 포천·가평 당선인도 "현실화한다면 지지층 사이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범여권인 개혁신당 인사들도 거들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맥락도 없이 사실상의 거국 내각을 구성할 수 있는 안을 냈다는 자체가 대통령이 지금 얼마나 당황하고 현 정국 수습하기 위해 두서없는 대안들을 내고 있는지 드러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아주 얕은 정치적인 수로 이것을 돌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개혁신당 상임고문은 "윤 대통령이 그 사람들을 써서 외형상으로는 야권을 갖다가 썼기 때문에 협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보기에는 그래 가지고 사태를 수습한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당 일각에선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차기 국민의힘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IMF (외환위기) 극복하기 위해서 보수 진영에 있던 분을 비서실장으로 이제 모셔왔지 않나. 그러면서 여야가 서로 이제 서로 상생하고 화합하는 그런 협력관계로 IMF를 극복했다"며 박영선·양정철 기용설에 "무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5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정해진 것은 없고 검토 수준으로 안다"면서도 "정부 인적 쇄신이 제한 없이 폭넓게 검토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평가했다. 야당은 정치공작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전남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은 이날 오전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 파괴 공작을 하고 있다"며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탈당하고 거국내각 구성을 위해 이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라"며 "거기서 만약에 이런 인사들이 두 지도자들 사이에서 합의됐다고 하면 민주당이 인준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대국민 담화도 안 하고, 국무회의에서 회초리 맞은 대통령이 장관들을 몽둥이로 두들겨 팼다"며 "그러더니 이걸 던지는 건 아직도 정신 못 차린 야당 파괴 공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선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변심한 자들을 국민이 다 낙선 시켰다, 심판했다"며 "그런데 우리 민주당 인사들이 간다고 인준이 되겠느냐. 안 된다.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도 이날 오전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박근혜 정부 탄핵 직전에 탄핵 분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해서 노무현 정부에서 정책실장을 지내셨던 김병준씨를 총리로 지명을 했는데 그것과 유사한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추 당선인은 "그러나 국회 동의도 얻어내지 못하고 실패를 했다. 개인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분이 체면을 많이 구기셨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