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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텃밭인데"….건설사들 '중동 리스크' 촉각[이스라엘 이란 타격]

등록 2024-04-19 13:17:16   최종수정 2024-04-19 14: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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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 장기화시 수주 차질·자잿값 인상 우려"

"중동 지역 임직원 신변안전 관리에도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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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파르 킬라=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레바논 남부, 이스라엘과의 접경 마을인 크라프 킬라에서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집 앞을 지나고 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대원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24.04.19.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이스라엘과 이란의 정면 충돌로 인해 중동 지역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택시장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던 주요 대형 건설사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 미국 ABC뉴스에 따르면 미국 한 관료는 1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미사일이 이란의 한 시설을 타격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시리아와 이라크의 시설을 공격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이 관료는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IRGC 간부 등이 숨지자 지난 13일 대대적인 보복 공격에 나섰다. 공격에는 무인기와 탄도미사일 등 300개가 넘는 발사체가 동원됐지만 대부분 격추됐다.

미국과 주요 동맹국들은 확전을 우려하며 이스라엘의 추가적인 보복에 반대했지만, 이란의 사상 첫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이스라엘은 또 다른 보복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결국 이스라엘이 이란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건설 수주에 사활을 걸고 있던 국내 건설사들은 난감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A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네옴 등 중동은 중요한 해외 수주 지역"이라며 "중동 정세가 불안하면 수주에 영향이 크고, 유가 급등에 따른 자잿값 인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B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에 수주한 사업장은 있는데 착공한 사업장은 아직 없다"며 "당장의 리스크는 없겠지만 사태 장기화시 원유 및 원자잿값 변동 등 이슈가 있을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C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이란-이스라엘 전쟁으로 (중동 쪽에) 수주 해 놓은 프로젝트들이 차질을 빚게 되면 직접적으로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이 인상될테니 간접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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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AP/뉴시스] 17일(현지시각)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이 가자지구를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고 있다. 2024.04.18.
D 대형 건설사의 경우 "아직 직접적으로 입은 피해는 없지만 중동 상황이 번질 수도 있으니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 중동 지역의 임직원 신변안전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최근 두바이 자연재해와 이란-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전쟁으로 고유가 기조가 유지되면 오히려 산유국은 재정여건이 더 좋아지니 추가 발주가 생길 수도 있다는 측면도 있어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 지역의 전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국내 해외건설 수주 비중의 절반 가까이가 중동 국가들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외건설협회의 '2024년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총 183개의 건설사들은 올해 1분기 전 세계 63개국에서 171건의 수주를 따내 55억2000만 달러(한화 약 7조6452억원)의 누적 해외수주액을 기록했다.

이중 대부분은 주로 중동 지역에서 나왔다.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동 지역 수주액은 24억달러로 전체의 44%를 차지했다. 구체적으로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달러), 오만 마나1 태양광 발전(1억3000만달러), UAE 크릭 워터스 주택(2건, 2억2000만달러) 등을 수주하며 전년보다 수주액이 93.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오일머니를 토대로 한 중동 지역의 초대형 프로젝트는 최근 침체에 빠져 있는 국내 건설업계에 단비가 돼 왔으나, 이번 이란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중동 건설시장은 GCC 등 주요국이 글로벌 유가 전망 하락에 따르는 보수적인 정부 재정지출 전망, 이스라엘발 전쟁 위험, 미국 대선 등의 정치리 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사업에 대한 발주 여력은 관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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