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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건물 구내식당 이용"…고물가 직장인 신풍속도(현장)

등록 2024-04-19 14:5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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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보통 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커지는 식비 비중에 점심값 '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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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지난 1월17일 경기도 수원시 한 편의점에서 직장들이 간편식으로 점심을 먹고 있다. 연일 치솟는 외식 물가로 식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2024.0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경기 판교의 한 IT업체에 다니는 직장인 이운호씨(36)는 사흘 전 한 달 치 구내식당 식권을 한꺼번에 사들였다. 개당 7000원 하던 식권이 최근에 8000원으로 올랐는데, 이 식권 가격이 언제 또 오를지 모른다는 걱정에서다.

이씨는 19일 "물가가 오르면서 가족들이 먹는 식비, 대출 이자 같은 고정지출이 함께 늘었는데, 월급이 물가를 못 따라간다"며 "다른 비용이 다 올라가니까 줄일 수 있는 게 식비밖에 없다"고 말했다.

치솟는 밥상 물가에 저렴한 점심을 찾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식사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값싼 구내식당을 찾아다니거나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다.

서울 여의도 소재 직장을 다니는 김모(30)씨는 외부인 출입이 가능한 '가성비' 좋은 구내식당에 가기 위해 먼 걸음을 마다하지 않는다. 박씨는 "여의도 물가가 너무 비싸서 고민하던 중 20분 거리에 있는 구내식당을 찾았다"며 "한 끼에 6000원도 안 해서 '감사하다'면서 먹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면서 점심시간에 값싼 구내식당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여의도에서 직장을 다니는 박종희(43)씨는 "회사 구내식당을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어서 점심마다 길게 줄 서는 건 예삿일"이라며 "나가서 먹으면 밥값이 기본 1만원은 넘으니까, 동료들도 부쩍 구내식당에 가자는 말을 많이 한다"고 했다.

도시락이나 간편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서울 강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김범규(32)씨는 "편의점 도시락을 특히 많이 먹는다. 밀키트가 오히려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저렴할 때가 많아서 조리돼서 오는 밀키트를 먹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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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사진은 지난 1월30일 서울 시내 식당의 가격표 모습. 2024.01.30. [email protected]
식후 커피 한 잔도 부담스러워 이를 포기한다는 이들도 늘었다.

송파구의 한 유통업체에 다니는 박모(35)씨는 "요즘엔 점심값에 커피값까지 더하면 2만원은 기본으로 넘는다"며 "이전에는 생각 없이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무조건 저가 커피를 찾는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느끼는 식비 부담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신한은행이 지난 17일 발표한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월평균 소비액은 1년 새 261만원에서 276만원으로 5.7% 올랐다. 특히 소비에서 비중이 가장 큰 식비 지출이 대폭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식비(64만원)는 전년(58만원)보다 6만원 늘면서 60만원 선을 넘어섰다.

소비 부담이 커지면서 식비를 줄여 허리띠를 졸라 매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직장인 2500명을 대상으로 별도 조사한 결과 68.6%가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남성은 구내식당이나 편의점 간편식 등을 찾았고, 여성은 커피나 디저트 같은 식후 소비를 줄였다. 점심값을 6000원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지만, 이들 중 22.6%는 5000원까지 더 줄이겠다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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