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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라인 사태' 네이버-소뱅, 글로벌 주도 '韓 법인' 쟁탈전 될까

등록 2024-05-18 08:10:00   최종수정 2024-05-21 10: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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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등 해외 사업 주도하는 韓법인 '라인플러스' '라인파이낸셜'

라인플러스 및 계열사 직원 합치면 2500여명

라인플러스 대표의 네이버 선 긋기?…"우린 라인 직원"

네이버-소뱅 협상 장기전 전망…네이버 최적안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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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절반씩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의 경영권을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요구에 따라 일본 기업에 내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는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겠다고 했고, 정부는 네이버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필요 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2024.05.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라인야후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A홀딩스(라인야후 대주주) 지분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협상은 라인플러스와 라인파이낸셜 등 한국 법인들의 경영권을 누가 쥐느냐로 귀착될 전망이다.

라인플러스와 라인파이낸셜은 라인야후의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모바일·인터넷·금융 서비스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회사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모두에게 반드시 쟁취해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이번 A홀딩스 지분 협상은 단순 경영권 문제가 아닌 글로벌 사업권의 열쇠를 누가 가져가느냐의 싸움인 셈이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회사 119개를 두고 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은 월 이용자 수가 1억9600만명(작년 12월 말 기준)에 달하며, 일본 9600만명, 태국 5500만명, 대만 2200만명, 인도네시아 600만명 등 아시아 지역에선 한국의 카카오톡 같은 간판 메신저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인 메신저의 명성에 힘입어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 '라인페이'는 전세계 6400만명(지난해 10월 기준)이 이용하는 서비스가 됐다. '라인뱅크'는 인도네시아, 대만, 태국에서만 약 84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라인 글로벌 사업 주도하는 韓 법인들 어디?

라인야후의 지분은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출자해 설립한 합작법인 A홀딩스가 100% 보유하고 있다. 라인야후의 핵심 회사는 대한민국에 소재한 라인플러스와 라인파이낸셜이다.

먼저 라인플러스는 실제 라인 등 글로벌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핵심 자회사로 2013년 2월에 설립돼 경기도 분당에 본사를 두고 있다. 라인플러스 지분은 라인야후 밑에 중간지주회사인 Z중간글로벌주식회사(Z Intermediate Global)가 100%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시에 따르면, 라인플러스는 ▲미국의 '라인 유로-아메리카스' ▲대만의 '라인 타이완 유한회사', 'JDW Co', 'JDW 택시' ▲태국의 '라인 컴퍼니(태국) 유한회사' ▲중국의 '라인 디지털 테크놀로지(상하이) 유한회사' ▲인도네시아의 'PT. 라인 플러스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라인 베트남 컴퍼니 유한회사' 등 해외 자회사를 두고 있다. 

한국에도 자회사 '라인스튜디오'가 있다. 라인플러스는 모바일 게임 개발사 '라인스튜디오'의 지분 78.95%를 갖고 있다. 또 네이버의 자회사이자 인공지능(AI) 사진 보정 앱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노우'의 지분 1.82%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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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지난 2021년 3월에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지분을 보유한 합작사 A홀딩스를 설립했다. 최근 소프트뱅크는 일본 정부의 물밑 지원을 받으며 네이버로부터 라인의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야욕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라인파이낸셜은 모바일 페이·뱅킹·보험 등 라인의 금융 사업을 목적으로 2018년 3월에 설립됐으며, 경기도 분당에 본사를 두고 있다. 라인야후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모회사다.

라인파이낸셜 역시 대만·태국·홍콩에 해외 자회사를 두고 라인뱅크, 라인페이 등 글로벌 금융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 라인야후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라인플러스 1700여명을 포함해 라인파이낸셜, 라인페이, 라인넥스트, 라인스튜디오, 라인비즈 등 한국의 라인 계열회사 임직원 수를 합치면 2500여명에 달한다.

소프트뱅크 입장에서도 한국 직원들은 핵심 인력들이다. 이들 없이는 라인야후가 글로벌 사업 확장은 물론, 네이버와의 기술적 독립도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토 이치로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교수는 최근 아사히 신문을 통해 "라인야후는 네이버와의 기술력 차이가 커 1~2년 안에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소프트뱅크가 네이버의 A홀딩스 지분을 넘기라는 건 라인야후 뿐 아니라 라인플러스 라인파이낸셜, 이에 종속된 글로벌 서비스·사업의 지배구조를 모두 달라는 얘기와 다름 없다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남아에서 10년간 축적된 라인 관련 모든 플랫폼과 서비스의 경영권을 소프트뱅크가 확보하게 된다"며 "일본 소프트뱅크에 태국, 대만, 인도네시아 의 금융과 모바일 생태계 등 수백조 이상의 미래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최상위 지배기업은 소프트뱅크…라인플러스 대표도 "네이버는 별도회사"

정작 라인플러스 내부에서는 네이버보단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에 회사 정체성을 더 두고 있는 분위기다.

이은정 라인플러스 대표는 지난 14일 라인플러스 전 직원 대상 온라인 간담회에서 "우리는 네이버가 아닌 라인 직원"이라며 "네이버와 특수관계이긴 하지만, 별도회사"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라인플러스 사업보고서에는 최상위 지배기업으로 소프트뱅크가 명시되어 있다. 라인파이낸셜도 마찬가지다.

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도 네이버와 A홀딩스 지분 협상을 염두한 듯 "(라인플러스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하겠다"며 "변화는 없다"고 했다. 또 "글로벌 사업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 준비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 번 지분협상 최상의 방안은…현상유지? 지분 일부매각?

관전 포인트는 네이버의 선택이다. 네이버가 A홀딩스 지분을 매각하지 않거나, 매각하더라도 일본 사업 지배력을 넘기고 동남아 사업권은 챙기는 방안이 최선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일단 시간은 벌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협상은 장기전으로 흘러갈 전망이다. 지난 14일 대통령실과 네이버는 라인야후가 오는 7월 일본 총무성에 제출할 행정지도 관련 보고서에 네이버의 지분 매각 내용이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 지분 조정을 '없던 일'로 했다기 보다 총무성이 제시한 보고서 제출일까지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협상을 마무리 짓기 어렵다는 얘기다.

네이버 관계자도 "보고서 제출 이행시기(7월1일)까지 소프트뱅크 측과 (지분 조정 관련)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소프트뱅크와의 지분 조정 협의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그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다"고 부연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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