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사회일반

영재학교 입시 시작…"'의대쏠림' 가늠자 될 수도" 경쟁률 주목

등록 2024-05-19 08:00:00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종로학원, 22일부터 시작되는 영재학교 입시 두고

"최상위권 학생 의대 등 선호 관심 1차 확인 가능"

영재학교 2022년 신입생부터 의대 진학 시 불이익

장학금 환수 조치에도 졸업생 의대 등 진학 이어져

associate_pic
[성남=뉴시스] 지난달 9일 경기 성남시 코리아디자인센터에서 종로학원, 종로아카데미 주최로 열린 '의대 모집정원 확대, 향후 대학입시 영향력 긴급 분석' 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자료집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4.05.1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법원 결정으로 의과대학 증원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이공계열 인재를 육성하는 영재학교 입시가 22일부터 시작된다.

영재학교들은 '의대 통로'로 악용되는 점을 막기 위해 의대에 진학하는 졸업생을 상대로 장학금 환수 등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대학에 간 뒤 다시 의대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의대 쏠림'의 가늠자가 될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영재학교 전체 8곳은 오는 22일부터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서울과학고·경기과학고·한국과학영재학교 각각 120명, 광주과학고·대구과학고·대전과학고 각각 90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84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75명 등 이번 입시에서 총 789명(정원 내 전형)을 선발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다소 늦은 다음 달 5~12일에 원서를 받는다. 서울과학고는 접수 기간이 오는 22~27일이다. 나머지 6개교는 22~24일 원서를 접수한다.

영재학교는 과학고 명칭을 단 곳도 있으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과학고'(특수목적고)와 다른 고교 단계 영재교육기관으로 '영재교육진흥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영재학교 입시는 다른 고교보다 먼저 치러지고 영재성 검사와 영재성 다면평가 등 다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서울과학고 등 7개교가 8월23일, 한국과학영재학교가 8월26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탈락 시 8월 말 접수를 시작하는 과학고 등에 지원할 수 있다. 다시 불합격하면 입시가 더 늦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입시에 도전할 수도 있다.

특목고인 과학고는 소재지 출신 학생만 지원할 수 있지만,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신입생을 받는 점도 특징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이런 특성상 주로 이공계 진출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도전한다. 지난해 정원 내 기준 경쟁률을 발표한 7개교는 평균 5.9대 1을 보였다. 한국과학영재학교(정원내·외)는 8.4대 1이었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영재학교 설립 목적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의대 등에 진학하는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associate_pic
[세종=뉴시스] 2025학년도 영재학교 입학전형 일정. (자료=종로학원 제공). 2024.05.1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에 지난 2021년 4월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모든 학교가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해 왔다.

방안에 따라 영재학교들은 의대 등에 지원한 학생에게 투입했던 추가 교육비와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을 전액 환수하고, 진학 지도를 중단하며 일반고 전출을 권고해 왔다.

학교생활기록부도 일반고 양식으로 발부해 연구활동 등 영재학교 교육과정을 대입 수시 '스펙'으로 쓰지 못한다. 정규 수업 외 시간에 기숙사와 독서실 등 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졸업 유예 등 징계도 부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고 정시나 대학 재학 중 반수 등으로 의대 진학을 강행한 영재학교 졸업생들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재 방안 마련 이후인 같은 해 2월에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 79명은 총 4억3840만원을 반납했다.

올해 4월 강 의원실이 받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생 40명 중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 10명(25%)이었다. 연세대·가톨릭대·울산대 의대까지 4개교에선 전체 13.6%인 54명이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었다.

이번 영재학교 입시 경쟁률로 의대를 겨냥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종로학원 분석이다.

나아가 영재학교를 마치고 카이스트(KAIST) 등 과학기술원에 입학한 후 의대로 빠져 나가는 중도 탈락자 급증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도 과학고처럼 2025학년도부터 조기 졸업이 가능해졌다"며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 등에 입학하고 의대를 준비하면 조기졸업으로 1년을 확보할 수 있고 수학·과학·영어 등이 이미 최상위권 수준이라 사실상 국어만 준비하면 수능 준비에 큰 부담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영재학교 재학 시 의대 진학 등의 불이익 조치가 어느 정도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졸업 후에는 상황에 따라 이공계에서 의대로의 이탈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도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공계 집중 육성 정책과 지원, 취업 혜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