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학교 입시 시작…"'의대쏠림' 가늠자 될 수도" 경쟁률 주목
종로학원, 22일부터 시작되는 영재학교 입시 두고"최상위권 학생 의대 등 선호 관심 1차 확인 가능"영재학교 2022년 신입생부터 의대 진학 시 불이익장학금 환수 조치에도 졸업생 의대 등 진학 이어져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법원 결정으로 의과대학 증원이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이공계열 인재를 육성하는 영재학교 입시가 22일부터 시작된다. 영재학교들은 '의대 통로'로 악용되는 점을 막기 위해 의대에 진학하는 졸업생을 상대로 장학금 환수 등 불이익을 주고 있지만, 대학에 간 뒤 다시 의대를 준비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 '의대 쏠림'의 가늠자가 될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19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영재학교 전체 8곳은 오는 22일부터 2025학년도 신입생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서울과학고·경기과학고·한국과학영재학교 각각 120명, 광주과학고·대구과학고·대전과학고 각각 90명, 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 84명, 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 75명 등 이번 입시에서 총 789명(정원 내 전형)을 선발한다. 한국과학영재학교는 다소 늦은 다음 달 5~12일에 원서를 받는다. 서울과학고는 접수 기간이 오는 22~27일이다. 나머지 6개교는 22~24일 원서를 접수한다. 영재학교는 과학고 명칭을 단 곳도 있으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른 '과학고'(특수목적고)와 다른 고교 단계 영재교육기관으로 '영재교육진흥법'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영재학교 입시는 다른 고교보다 먼저 치러지고 영재성 검사와 영재성 다면평가 등 다단계 전형을 실시한다. 서울과학고 등 7개교가 8월23일, 한국과학영재학교가 8월26일 합격자를 발표한다. 탈락 시 8월 말 접수를 시작하는 과학고 등에 지원할 수 있다. 다시 불합격하면 입시가 더 늦은 자율형사립고(자사고) 등 입시에 도전할 수도 있다. 특목고인 과학고는 소재지 출신 학생만 지원할 수 있지만, 영재학교는 전국에서 신입생을 받는 점도 특징이다. 영재학교 입시는 이런 특성상 주로 이공계 진출을 희망하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도전한다. 지난해 정원 내 기준 경쟁률을 발표한 7개교는 평균 5.9대 1을 보였다. 한국과학영재학교(정원내·외)는 8.4대 1이었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공계 우수 인재 양성이라는 영재학교 설립 목적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의대 등에 진학하는 통로로 악용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이에 지난 2021년 4월 영재학교장협의회는 '의약학계열 진학 제재 방안'을 마련했으며 이를 모든 학교가 2022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해 왔다. 방안에 따라 영재학교들은 의대 등에 지원한 학생에게 투입했던 추가 교육비와 재학 중 지급한 장학금을 전액 환수하고, 진학 지도를 중단하며 일반고 전출을 권고해 왔다. 학교생활기록부도 일반고 양식으로 발부해 연구활동 등 영재학교 교육과정을 대입 수시 '스펙'으로 쓰지 못한다. 정규 수업 외 시간에 기숙사와 독서실 등 시설 이용을 제한하고 졸업 유예 등 징계도 부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를 감수하고 정시나 대학 재학 중 반수 등으로 의대 진학을 강행한 영재학교 졸업생들이 없지 않았다. 지난해 9월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재 방안 마련 이후인 같은 해 2월에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 79명은 총 4억3840만원을 반납했다. 올해 4월 강 의원실이 받은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24학년도 서울대 의예과 정시 합격생 40명 중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 10명(25%)이었다. 연세대·가톨릭대·울산대 의대까지 4개교에선 전체 13.6%인 54명이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었다. 이번 영재학교 입시 경쟁률로 의대를 겨냥한 최상위권 학생들의 움직임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 종로학원 분석이다. 나아가 영재학교를 마치고 카이스트(KAIST) 등 과학기술원에 입학한 후 의대로 빠져 나가는 중도 탈락자 급증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영재학교도 과학고처럼 2025학년도부터 조기 졸업이 가능해졌다"며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원 등에 입학하고 의대를 준비하면 조기졸업으로 1년을 확보할 수 있고 수학·과학·영어 등이 이미 최상위권 수준이라 사실상 국어만 준비하면 수능 준비에 큰 부담이 없다"고 했다. 이어 "영재학교 재학 시 의대 진학 등의 불이익 조치가 어느 정도 지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졸업 후에는 상황에 따라 이공계에서 의대로의 이탈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도 정책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이공계 집중 육성 정책과 지원, 취업 혜택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