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1조3808억 어떻게 마련할까"…SK그룹 '당혹'
法 "SK주식, 노소영 기여 인정되는 공동재산"최태원, 현금 마련 어떻게…SK 경영 리스크 우려
◆노소영 측 "납득할 만한 판결" 입장 이번 2심 판결에 대해 노소영 관장 측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 665억원과 함께 위자료 명목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며, 사실상 최 회장 손을 들어줬다. 1심은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하고 최 회장 보유 일부 계열사 주식, 부동산, 퇴직금, 예금 등과 노 관장의 재산만을 분할대상으로 지목했다. 1심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 등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달랐다. 노 관장이 요구했던 재산분할 청구 금액 '현금 2조원'의 70%에 해당하는 1조3808억원을 노 관장에게 주라고 판결했다. 사실상 노 관장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다. 노 관장 측 법률 대리인 김기정 변호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느라 애써주신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며 "혼인 순결과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아주 훌륭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김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SK주식 자체가 혼인 기간 중에 취득된 주식"이라며 "부부 공동재산으로 형성돼 30년간 부부생활을 거치면서 확대됐으니 같이 나누는 게 맞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예상밖 재산 분할 규모에 '당혹' SK그룹은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재산분할 규모에 당혹스런 분위기다. 이번 재산 분할 규모를 볼 때 최 회장의 SK그룹 주식 중 상당수를 매각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원은 최태원·노소영 부부의 순자산을 4조115억 가량으로 봤으며, 이중 최 회장이 3조9889억원, 노 관장이 232억원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다. 분할 비율은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1조3808억17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노 관장에게 줄 막대한 금액을 마련하려면 최 회장이 현금, 부동산 등을 동원하더라도 결국 SK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해야 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또 SK디스커버리 0.12%(2만1816주), SK디스커버리 우선주 3.11%(4만2200주), SK케미칼 우선주 지분 3.21%(6만7971주), SK텔레콤 303주, SK스퀘어 196주와 비상장주식인 SK실트론 지분 29.4%도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권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흘러 나온다. 당초 재계에서는 최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치면 25%가 넘는 만큼 경영권 유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앞으로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그룹 회장이라고 해도 1조원 이상 현금을 한꺼번에 마련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지연 이자도 발생할 수 있고, 최대한 빨리 주는 게 최 회장 입장에서는 나을텐데, 지분을 처분하면 SK그룹에 또 다른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