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통제 나선 민주…도 넘은 '이재명 방탄' 자임
'이화영 중형'에 '법왜곡죄·'판사선출제' 주장 잇따라이재명 관련 판결에 사법 시스템 부정…역풍 우려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과 법원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있다. 특검 수사와 탄핵 소추는 물론 검찰과 법원을 겨냥한 '법 왜곡죄'를 신설하겠다고 나섰다. 민주당 지도부 인사는 법원 판결을 믿을 수 없다며 '판사 선출론'까지 제기했다. 사법부를 입법부가 '통제'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셈인데 이재명 대표 방탄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이 이재명 대표에게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며 검찰 개혁뿐 아니라 사법 개혁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11일 파악된다. 공세 타깃이 검찰에서 법원으로 옮겨붙고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사건 당사자를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만든 경우 처벌하는 내용의 '법 왜곡죄'를 형법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도 해당 법안을 발의했는데 대장동 특혜 의혹이 이어지던 시점이라 국민의힘은 '이재명 방탄법'이라고 반발했다. 개정안은 판·검사가 증거나 사실관계를 조작한 경우, 공소권을 현저히 남용한 경우 등을 법 왜곡 행위로 규정했다. 이 전 부지사 판결 선고 이후 민주당의 '사법부 때리기'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에 1심 판결을 비판적으로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심판도 선출해야"라고 적었다. 법관도 국민투표 등으로 직접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해석된다. 박 원내대표는 또 판사 출신인 김승원 의원이 판결을 비판한 글에 공감하며 "저런 검사에 요런 판사라니"라고 썼다. 김 의원은 해당 글에서 이 전 부지사가 제기한 '술판 회유'에 따른 진술 번복 의혹과 쌍방울그룹의 주가조작 정황이 담긴 국정원 보고서를 언급하며 "결과도 오판이었지만, 절차도 엉망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재판은 30년 법조 생활 동안 듣도 보도 못했고 판결문에는 판사 개인의 편향된 가치관, 선입견, 독선, 오만으로 가득 차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사법부에도 경고장을 던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대장동 변호사' 출신인 김동아 의원은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김어준씨의 유튜브 방송에서 총선일 직전 이 대표를 재판에 출석시킨 사법부를 비판하며 "헌정 질서에 대해 사법부가 도전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며 "사법부를 개혁한다는 문제를 넘어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1야당이 특정 판결을 빌미로 사법 시스템을 부정하는 행태를 보이자 당내에서도 역풍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 관련 판결에만 민주당이 전력을 쏟으면 입법부 권한을 이 대표 방탄을 위해 악용한다는 비판 여론만 더 불이 붙을 것"이라며 "적어도 법원 판결에 대해선 존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