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구도…한동훈 vs 나·안·윤 '협공'
내주 출마 선언 이어질 듯…23~24일 후보 등록일나경원 '원외 대표론'으로 견제…신경전 이어질 듯비윤 당권주자 줄 잇자 친윤 표심 향방에도 주목
[서울=뉴시스] 이승재 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경쟁 구도가 서서히 틀을 잡아가는 듯하다. 일단은 강력한 경쟁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둘러싸고 나경원·윤상현·안철수 등 당내 중진들이 협공을 펼치는 모습이다. 소장파에서는 30대 초선인 김재섭 의원이 몸풀기에 들어갔고, 원외에서는 반윤(반윤석열)계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15일 취재를 종합하면 당내 유력 당권주자들은 다음 주께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당대회 후보 등록일이 오는 23~24일 예정돼있기 때문에 늦어도 이전까지는 행보를 결정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대세론'을 등에 업고 조만간 정치권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 1호 영입 인재인 정성국 의원은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곧 한동훈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비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이후 두 달여 만에 당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미 자신의 측근인 친한(친한동훈)계 인사들과 22대 총선 영입 인재 등을 모아 캠프를 꾸렸다는 말도 돈다. 최고위원으로 따로 나설 러닝메이트를 구하는 중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 친한계 의원은 통화에서 "(한 전 위원장은) 출마를 할 것"이라며 "SNS상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고 직접 만나기도 했다. 출마할 생각이 없다면 이런 행동을 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한 전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현재로서는 뚜렷한 경쟁자를 찾기는 힘든 상황이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라는 말이 당내에 퍼져있을 정도로 판세가 굳어진 분위기이기도 하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견제구가 강해지는 이유다.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원외 인사가 당대표를 맡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나 의원은 지난 13일 취재진에게 "싸움의 전장, 정치의 전장이 국회 중심이다 보니 원외 당대표의 경우 여러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재명 대표도 국회 내에 있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비윤계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도 이를 지원 사격했다. 윤 의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주전장은 국회 안이고 이 안에서 원내 전략을 짜야 한다면 원내 대표가 좋겠나. 원외 대표가 좋겠나. 그런 면에서 나 의원이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한계는 즉시 반박에 나섰다. 장동혁 의원은 전날 "한 전 위원장은 당이 어려웠을 때 당에 왔고 그때도 원외였다"며 "그때는 원외가 괜찮고 지금은 원외가 안 된다는 건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의 경우 자신의 SNS에 한 전 위원장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면서 "총선 패매 책임지고 사퇴한 분도 그 자리에 다시 나오겠다고 한다. 뭐 하러 사퇴했나"라고 쓴소리를 뱉은 바 있다. 당대표 후보군에 속하는 안철수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로지 특정인의 출마, 그리고 계파나 권력 충돌 여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며 한 전 위원장을 의식한 글을 남겼다.
이러한 신경전은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총선 참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한 전 위원장의 고민 지점일 수도 있다. 나아가 당정관계의 한계도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등 대통령실과 연결된 쟁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최재형 전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관계 설정에 관한 질의에 "그 자리에 가게 되면 국가를 위해서 또는 당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그런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런 자격이 되는 분이어야 당대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당내 주류인 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의 표심이 후보들의 명운을 가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해 나경원·윤상현·안철수·김재섭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 대부분이 비윤 성향 인사이기 때문이다. 다만 친윤계에서 직접 후보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에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이 다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에 지지 기반을 두고 있는 주류 세력이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고자 다른 후보를 밀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5선 중진인 김기현 의원은 "실패한 리더십은 안 된다"며 '한동훈 불가론'을 내세운 바 있다. 실제로 친윤 세력을 포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윤상현 의원은 "친윤 타도는 반대이고 같이 가야만 하는 포용의 대상"이라며 "당과 정부, 친윤, 비윤, 반윤이든 함께 가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중요하다"고 했다. 반대로 김재섭 의원은 친윤에서 자신을 지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에 대해 "제 정치적 소임은 친윤이라는 이름으로 당을 망쳐놓은 사람들을 개혁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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