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노동당 412석·보수당 121석…210석 득·250석 실(종합2보)
노동당, 의원수는 64%이나 전국 득표율은 34%에 그쳐보수당, 372석에서 추락…득표율 45%에서 23%로 축소
이에 따라 중도 좌파 노동당은 2010년 총선 후 집권해온 보수당(토리) 정권을 철저하게 무너뜨리고 14년 만에 정권을 잡게 되었다. 보수당은 총 650석 의석 중 2석만 향방이 가려지지 않은 5일 정오(한국시각 오후8시) 현재 251석을 잃어 의석수가 372석에서 단 121석의 '작은' 정당으로 추락하고 말았다. 하원을 장악한 당의 당대표가 자동적으로 총리가 됨에 따라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당수는 5일 오전에 버킹엄궁으로 가서 찰스3세 국왕을 찾아 정부구성권을 위임받게 된다. 스타머 당수에 앞서 패배한 보수당의 리시 수낙 총리가 국왕을 먼저 찾아 총리직 사퇴를 보고했다.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은 200여 년의 영국 총선 사상 야당과의 의석차가 최대치에 육박하는 대압승을 거둔 반면 보수당은 180년 당 역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얻었다. 앞서 노동당은 브렉시트 합의안 갈등 국면에서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전격 단행한 2022년 12월 조기 총선으로 59석이나 상실해 의석 수가 203석으로 내려앉고 말았다. 이 의석 수는 노당당 초창기인 1935년 이후 가장 적은 의석이었다. 당시 노동당을 이끌던 본격 좌파 노선의 제레미 코빈 당수가 물러나고 부당수였던 키어 스타머가 당수가 되면서 당을 좌편향에서 중도 좌파 노선으로 회복시키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것이 이번 총선에서 엄청난 결실을 본 것이다. 노동당이 얻은 412석은 하원 과반선인 326석에서 86석이나 많은 것으로 전체 650석의 64%로 3분의 2에 가까운 석권이다. 보리스 존슨의 보수당은 2022년 조기총선 모험 성공으로 365석에 달했고 이어 4년 반 동안 보궐선거 등으로 의원 수가 372석으로 늘어났는데 이번 노동당은 이보다 40석이 더 많게 되었다. 노동당이 2022년 선거 때 얻었던 203석과 비교하면 100%가 넘은 209석을 보태 412석으로 팽창되었다. 203석이 그간 198석으로 줄었으며 아직 2석의 개표가 안 끝난 상황이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에서 의회 표결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런 측면에서 정권을 쥔 제1당의 의원 수나 과반선 상회 수보다 '야당 전체보다 총 몇 석이 더 많느냐'의 총체적인 다수당의 여유 입지가 더 중요하다. 노동당이 412석에 머물더라도 이는 과반선 326석보다 86석이나 많지만 영국 언론은 이런 노동당이 '174석의 다수당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데 주목한다. 650석 전 의석 중 노동당의 412석에 대항할 수 있는 야당 전체 의석이 238석이며 이 양자 간의 격차가 174석이라는 것이다. 이 격차가 클수록 집권당은 입법과 정치를 자유자재로 행할 여유 공간이 넓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영국 총선 사상 토니 블레어 당수의 노동당이 1997년 총선서 존 메이저 총리의 집권 보수당을 압살해 이 다수당 여유공간이 '178석'에 달한 것이 최대치였다. 이번 스타머 당수는 178석에는 못 미치나 174석의 다수당 여유를 가지게 되었다. 노동당 못지 않게 보수적 중도당인 자유민주당(LD)이 선전해 의석 수가 63석이나 불어나 71석의 큰 제3당이 되었다. 자민당은 2010년 보수당이 13년 만에 총선 선두를 하고도 단독 정부를 꾸릴 수 없을 때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의 연정에 참여했었다. 이후 당세가 많이 기울였는데 이번 전국 득표율은 0.6%포인트만 는 12.2%로 이전과 비슷했지만 8석이 71석이 된 것이다' 이는 영국의 철저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덕분이다. 반면 브렉시트에 이어 반이민 기조의 강경 우익 포퓰리즘을 주창한 신생 영국 개혁당은 나이젤 패라지 당수가 8번 시도만에 처음으로 유럽의회 의원이 아닌 영국 의회 의원에 당선되었으나 총 의석은 4석에 그쳤다. 출구조사에서 개혁당은 13석이 전망되었으나 개혁당 전신인 영국독립당(UKIP) 때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소선거구에서 2위만 했다. 전국 득표율은 높지만 실제 당선 의원 수는 소수에 그치는 전형적 '사표' 정당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개혁당은 이번에 전국 득표율이 14.3%로 71석의 자민당보다 높으며 그 절대 표수는 408만 표에 달한다. 그런데도 단 4명 당선에 그쳤다. 5일 오후부터 영국 총리가 되는 스타머 노동당 당수의 이번 총선 소선거구 당선 표수는 1만8900표에 불과하다. 보수당을 찍었던 유권자들이 물가고와 증세, 보건의료 등 국가 기본서비스 낙후 및 스캔들의 보수당에 등을 돌려 개혁당에 표를 주었다. 그러나 각 선거구에서 노동당과 자민당 선두 후보에 밀려 사표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노동당의 이번 압승은 노동당, 혹은 키어 스타머 당수에 대한 열광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보수당에 대한 싸늘한 눈초리와 준엄한 꾸짖음에서 나온 부산물처럼 보인다. 노동당은 의원 석권 비율이 64%지만 전국 득표율은 단 33.7%로 직전 총선 때보다 1.6%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의원 수는 100%가 넘는 209명이 폭증했지만 실제 투표 수는 5% 정도 느는 데 그친 것이다. 그러나 '버림을 받은' 보수당은 득표율이 무려 19.9%포인트나 감소해 23.7%로 확실하게 떨어졌다. 그러면서 1945년 종전 직후 처칠 총리의 완패로 165석 추락 때보다 더 심한 민심 이반을 당했다. 의원 수에서 노동당과 보수당은 412명 대 121명이지만 투표 수는 970만 표 대 680만 표에 그친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스코틀랜드인 표심이 노동당으로 다시 돌아가면서 38석이나 잃고 9석에 머물렀다. 반면 북아일랜드의 공화주의 신페인당은 영국통합주의의 민주통합당(DUP)을 물리치고 7석으로 1위를 처음 차지했다. 다만 신페인당은 중앙의회에 당선되더라도 런던 웨스트민스터궁으로 와서 의원 일을 하는 것을 거부한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는 강한 자치권의 지방정부가 있으며 이 정부는 지방선거를 통해 수석장관과 다수당이 결정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