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티메프 막는다…대금 정산기한 40일보다 더 줄이고 예치 법제화
정부, 최상목 주재 경제관계장관회의 개최대규모유통업법·전자금융거래법 등 개정미정산 금액 8188억원…일반상품 64% 등소비자 피해액 359억원 환불 조치 완료판매자 피해 지원 위해 자금 1.6조원 투입
정부는 21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위메프·티몬 사태 대응 방안 추진 상황 및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에게 판매대금을 월 판매 마감일로부터 4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직매입한 경우에도 상품수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대금을 지급하도록 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를 단순히 중개만 하는 e커머스는 대규모유통업법을 적용 받지 않는다. e커머스 중개 플랫폼은 관련 규제가 없다보니 정산이 지연되고, 이번과 같은 대규모 미정산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부는 e커머스 정산기한을 대규모유통업자 정산기한인 40~60일보다 짧게 설정하도록 현행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e커머스가 정산 전까지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예치·신탁하는 등 별도로 관리하도록 관련법도 개정한다. PG사에 대해서는 전자금융거래법을 개정해 사업자 간 계약으로 정한 정산기한을 준수토록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e커머스와 마찬가지로 판매대금의 일정 비율을 별도 관리하도록 하면서, PG사 등록 요건을 강화하고 이를 충족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외국환 업무를 취급하는 PG사를 대상으로는 외국환거래법을 개정해 자본금·외화유동성 규제를 강화한다. 정부 관계자는 "e커머스와 PG사 관련 법 개정은 업계·전문가·입점사업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8월말까지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게 무분별하게 발행된 해피머니 상품권과 유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선불충전금 100% 별도 관리 의무를 도입한다. 선불충전금 보호 고지를 의무화하고, 잔액 환급요건 등도 규정한다. 정부는 다음 달 15일 모바일상품권 선불충전금 별도관리를 의무화하는 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이에 맞춰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개정 및 표준약관 반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부는 티메프 사태 발생 이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 지원과 제도 개선에 나섰다. 정산기일이 지난 미정산 금액은 지난 19일 기준 총 8188억원으로, 일반상품 60%·상품권 36%·여행상품 4% 등으로 추산된다. 지난 2일 위메프·티몬 기업회생을 위한 자율구조조정 절차가 승인됐고, 12일에는 위메프·티몬이 자구안을 제출했다. 이튿날 1차 회생절차 협의회가 열렸다.
소비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13일 기준 카드사·PG사·간편결제사를 통해 환불 심사가 완료된 248억원에 달하는 일반상품 결제 건에 대해 환불 조치했다. PIN번호가 미부여된 111억원 상당의 상품권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하고, 신속한 환불과 상품권 정상 사용을 위해 업계 협조를 계속 요청 중이다. 핸드폰 소액결제와 관련해서는 PG사가 제품 미수령이 확인된 일반 물품에 대해 환불을 실시하고 이동통신사는 소액결제 청구대행 수수료 감면을 통해 PG사를 지원하고 있다. 여행·숙박·항공권에 대한 집단분쟁조정은 약 9028건 접수됐다. 9월말까지 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19일부터 27일까지는 상품권 분야에 대한 조정신청을 접수 중이다.
판매자 피해와 관련해서는 지자체 16곳에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1조원 이상 투입하고 신용보증기금·기업은행에서 약 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에 나서는 등 총 1조6000억원의 자금 지원에 나선다. 자금 신속집행을 위해 금융감독원과 피해기업 사이 정산금액 등에 이견이 있을 경우 선집행 후 이견금액 조정을 실시한다. 정부는 8월말까지 여행·상품권 등 신속한 환불 지원을 위해 분야별 업계 간담회를 열고 손실 분담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판매자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지자체 자금 안내를 강화할 계획이다. 티몬·위메프 외에도 미정산 사태를 빚은 인터파크커머스·AK몰 미정산 피해 현황을 점검해 추가 지원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보혐료 인상 등 업계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업계 부담이 과도하게 가중되지 않도록 보증보험사 등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라며 "유통분야 온·오프라인 융복합 추세를 감안해 온·오프라인 유통산업 전반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에 따라 거버넌스 강화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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