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민시 "앞으로도 쉴 새 없이 달릴 거예요"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성아 역기존에 보여준 적 없는 광기 보여줘 주목"보여준 적 없는 얼굴 보여줄 수 있어 기뻐"의상·메이크업 공들여…7㎏ 감량 하기도"날 것의 느낌, 동물적 느낌 보여주려 해""김윤석과 연기 호흡 부담됐지만 짜릿해"최근 하는 것마다 성공 "그저 열심히 한다"[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배우 고민시(29)는 오디션에 1000번 정도 떨어졌다고 했다. 대전에서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서울에 올라와 시작한 배우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렇게 오디션을 보다 보니 어느 순간 떨리지 않더라고요. 두려움이 없어지고 즐기는 순간이 왔어요." 고군분투 하던 그는 2018년 영화 '마녀', 드라마 '라이브'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로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의 경력은 '스위트홈' 시리즈, 영화 '밀수', 예능 '서진이네2' 그리고 이번에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로 이어지고 있다. 시리즈·영화·예능에서 두루 활약 중인 고민시는 말하자면 대세로 올라선 것 같다. "김혜수 선배님께서 이번 작품 보시고 '고민시의 시대가 열렸다'고 하셨어요. 감사하고 과분한 말씀이죠. 더 열심히 할 겁니다. 열과 성을 다할 거예요." 고민시는 도전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제 오디션을 거치지 않고 차기작을 선택할 수 있지만, 그는 그래도 오디션을 보고 싶다고 했다. "오디션 봐서 들어가면 희열이 있어요. 인증 받은 느낌이죠." 고민시는 앞으로도 오디션을 봐야 한다면 거리낌 없이 보겠다고 했다. "전 늘 도전하는 데 재미를 느낍니다." 지난 2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도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연출을 한 모완일 감독과 두 차례에 걸쳐 오디션을 겸한 미팅을 한 뒤 배역을 따냈다. "대본을 봤을 때 제가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엔 이 캐릭터가 제 이미지와 달라서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하고 싶었습니다. 돼서 정말 기뻤죠. 그런데 사실 돼도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어려웠거든요." 고민시가 연기한 '성아'의 첫 대사는 "감사합니다"였다. 그 장면이 첫 촬영이기도 했다. 고민시는 이 한 마디를 어떻게 뱉어야 할지 고민하다 촬영 직전 이틀 간 잠을 못 잤다고 했다. "특히 촬영 전날 많이 떨어요. 그래도 막상 현장에서 리허설을 하고 실제 촬영을 시작하면 정말 즐겁습니다. 너무 너무 즐거워요." 그가 연기한 성아는 영하(김윤석)가 운영하는 펜션을 찾은 불청객. 자기 아들을 죽였을 거라는 의심을 받는다. 그런 그는 영하의 삶은 물론 영하 가족의 일상까지 망쳐버린다. 말하자면 고민시의 성아는 이 작품 속 악당 중 악당이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가 공개된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배우는 역시 고민시였다. 나른한 표정으로 한 남자의 생활을 혼란 속으로 몰아넣고, 피를 뒤집어 쓴 채 광기에 휩싸이며, 그러면서도 어떤 순간엔 나약하기 만한 성아의 모습은 고민시가 이전에 보여준 적 없는 연기였다. 게다가 어떤 작품보다 화려하게 단장하고 차려입은 모습으로 시청자 찬사를 이끌어내고 있다. "감독님이 연기도 연기인데 무조건 예쁘게 나와야 한다고 부담을 줬습니다.(웃음)" 어떤 작품을 할 때보다 의상과 메이크업에 공을 들였다. 어떤 옷이 성아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을지 고민해서 한 벌 한 벌 골랐고, 쉐도우 색 하나 입술 색 하나를 고심했다. 어떤 조명으로 어떻게 카메라를 들이대도 성아를 보여줄 수 있게 준비했다. 모 감독 역시 고민시의 준비에 만족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고민시는 감량까지 했다. 평소 50㎏였던 그는 43㎏까지 몸울 줄였다.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 가냘픔으로 성아를 표현하고 싶었다. "누가 시킨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선택했어요. 성아에게 있는 날 것의 느낌, 동물적인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척추 뼈가 드러날 때의 그 기괴함으로 성아를 표현하려 한 겁니다. 찰나의 이미지라고 해도 성아로 보이고 싶었거든요." 성아는 영하와 대결한다. 고민시의 상대는 김윤석이었다. 김윤석은 다 아는 것처럼 한국에서 연기를 가장 잘하는 배우 중 한 명이다. 성아는 때로는 영하를 압도해야 한다. 이건 분명 연기이지만 고민시가 김윤석을 압도할 때도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고민시는 김윤석과 연기에 "왜 부담이 없었겠냐"면서도 "너무 재밌고 짜릿했다"고 했다. 영화 '밀수'(2023) 때도 고민시는 김혜수·염정아 등 선배 배우들과 어우러지는 데 거침이 없어 보였다. "전 선배님들과 연기하는 게 정말 행복합니다. 전에 느껴보지 못한 에너지를 받게 되거든요. 그건 제 가장 큰 재산이에요. 그분들의 연기를 그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 어떻게 안 떨리겠어요. 그런데 촬영 들어가면 재밌기만 해요. 이 연기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거든요. 전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촬영 회차가 하루 하루 줄어드는 게 아쉽기만 했어요. 더 오래 하고 싶었습니다." 고민시는 최근 하는 것마다 잘 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드라마·영화·예능 모두 큰 성공을 거뒀고 고민시 개인에 대한 평가에서도 부정적인 내용을 찾기가 힘들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도 그렇다. 그는 "그저 하루 하루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쉴 새 없이 달려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제 일상은 일과 집 반복입니다. 주변에서 좋은 이야기를 해주시지만, 그게 피부로 와닿지는 않아요. 전 늘 하던대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고민시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 등 해외에서도 활동해보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반색하며 "정말 꼭 하고 싶다. 더 넓은 곳으로 가보고 싶다"고 했다.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어요. 외국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서요. 글쎄요, 몇 년이 걸릴 모르지만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