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실적 반전 위한 해결책은 '스페셜티'[위기의 NCC③]
고질적 적자 원인 NCC…"범용 제품 줄여라"해법은 '스페셜티'…석유화학 빅4 포트폴리오 재조정
[서울=뉴시스]이다솜 기자 = 석유화학업계의 고질적인 적자 원인으로 NCC(나프타 분해시설)이 지목되는 가운데 결국 의미 있는 실적 반등을 위해서는 '고부가 제품'(스페셜티)를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진단이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 될만한 스페셜티를 적극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방침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기존 범용 사업을 이미 한계사업으로 판단하고,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줄이는 대신 고부가 제품 비중을 늘리기 위한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먼저 LG화학은 올 상반기 SM(스티렌모노머)를 생산했던 전남 여수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지난해 6월에는 대산 SM공장을 철거했다. LG화학은 특히 국내 최대 NCC 생산 설비를 보유한 업체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범용 제품 비중을 과감히 줄이는 것이 관건이었다. LG화학은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사업 중심축을 옮기며 포트폴리오를 다시 재건하고 있다. 일례로 주목하는 제품은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이소프로필알코올(C3-IPA), 생분해플라스틱(PBAT) 등이다. 이미 올해 이들 제품을 각각 10만톤, 6만톤, 5만톤씩 늘리는 설비증설을 끝냈고, 향후에도 사업 비중을 계속 늘릴 방침이다. 롯데케미칼도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회사인 롯데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스페셜티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헤셀로스'다. 헤셀로스는 에틸렌옥사이드(EO)와 펄프를 주 원료로 하는 셀룰로스 유도체로 수용성 페인트와 생활용품, 화장품 등 산업 전 분야에서 점성과 보습성을 부여하는 첨가제로 쓰인다. 지난 2018년 하반기에 증설을 끝냈고, 지난해 12월에는 롯데케미칼 여수 개발 부지에 헤셀로스 전용 생산공장도 건설했다. 이 공장 완공으로 약 1만톤의 헤셀로스 제품 원료 조달부터 생산을 한 곳에서 진행한다. 금호석유화학도 일찌감치 스페셜티 비중을 높이는 사업 전략을 단행해 석유화학업계 전반의 불황 속에서도 실적이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합성고무가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합성고무는 전반적인 산업 분야에서 활용 범위가 다양한데, 이중에서도 타이어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올 2분기 타이어용 합성고무 영업이익은 46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5.7% 증가했다. 타이어 등 전방산업이 호황을 보이고 있어, 금호석유화학의 고급화 전략이 시장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호실적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대표이사가 교체된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도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예년보다 한 달 빨리 이뤄진 인사로 남정운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된 가운데, 고부가·스페셜티 제품 확대를 통해 부진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화솔루션은 스페셜티 제품으로 전선 고부가가치 소재인 가교폴리에틸렌(XLPE) 생산을 늘리고 있다. 케이블 절연 용도로 쓰이는 XLPE(가교폴리에틸렌)는 한화솔루션이 국내 최초로 400킬로볼트(kV)급 제품 생산에 성공해 국내외 주요 케이블 업체들을 대상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지만 케이블 소재 사업의 매출만큼은 지난해 61% 이상 증가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이 분야에서 세계 3위 생산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글로벌 케이블 메이커들을 상대로 시장 점유율을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