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서 무선호출기 이어 무전 '워키토키'도 폭발…최소 300여명 사상
전날 무선호출기 동시 폭발 사건 일어난 지 하루만휴대용 무전기 폭발로 최소 9명 숨지고 300명 다쳐익명 이스라엘 관리 "이, 레바논 국경으로 병력 이동"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레바논 전역에서 대규모 무선호출기(페이저·일명 삐삐) 동시 폭발 사건이 일어난 지 하루 만에, 이번엔 레바논 각지에서 휴대용 무전기가 터져 최소 300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8일(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사용하던 휴대용 무전기가 폭발했다. 폭발이 일어난 곳은 전날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 폭발 사건으로 숨진 헤즈볼라 대원 3명과 어린이 1명의 장례식장 인근이었다. 이외에도 이날 오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와 남부의 이스라엘 국경 인근에서도 폭발 사례가 보고됐다. 이 같은 무전기 폭발로 어린아이 포함 최소 9명이 숨지고 300명이 다친 것으로 헤즈볼라 보건부는 집계했다. 익명을 요구한 헤즈볼라 관계자는 이번에 폭발한 통신 장치는 자신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른바 '워키토키'였으며 5개월 전 구입한 것이라고 AP통신에 전했다. 아울러 태양광 장비도 표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타임즈(FT)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 대변인은 "어제보다 더 많은 통신 장치가 터졌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 오후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를 겨냥한 무선호출기 동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이 폭발로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2명이 숨지고 약 275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통신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휴대전화 대신 일반인이 거의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무선호출기를 대원들에게 지급하고 사용해 왔다. 최근 5000대의 호출기를 대만 회사로부터 구매해 배급했다고 한다. 레바논과 이란은 해당 호출기가 헤즈볼라에 전달되기 전에 이스라엘이 가로챘으며, 이후 작은 폭발물을 추가한 뒤 원격 신호로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이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번 공격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의 전쟁에서 휴전 협상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리는 AP통신에 "(이번 사건에 대한) 예방 조치로 레바논 국경으로 더 많은 병력을 이동시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맞서 북부 전선으로 초점을 돌리면서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선언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군과의 대화에서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수개월간 전쟁을 벌인 끝에 자원과 병력을 분산시켰고 무게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되고 있다"며 "용기, 결의,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갈란트 장관은 전날부터 발생한 연이은 전자 기기 폭발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