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반도체주냐 '성장 위주' 바이오주냐[금리인하 시대③]
"금리인하기 바이오·금융·중소형주 공략해야"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지수는 0.49% 오른 2593.37에 장을 닫아 나흘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지만, 2600선 회복에는 실패했다. 글로벌 반도체주의 반등 속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빅컷'이 단행된 지난 19일 급락했던 삼성전자는 다음 날 0.16% 내린 6만3000원에 장을 마쳤고, 하이닉스는 2.81% 반등에 그쳤다. 이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AI(인공지능)의 핵심인 HBM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놔 반도체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9~20일 이틀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1조3284억원, 2052억원 팔아치워 나란히 순매도 1, 2위를 기록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목표가를 낮춘 증권사들은 3분기 실적 성적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AI 수요가 여전히 강력함을 강조하면서 일시 반등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내년 이후의 반도체 시장 피크 아웃을 우려하는 것으로 생각된다"며 "26일(한국시간) 마이크론, 10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인하기 제약·바이오주와 금융주를 차기 주도주로 꼽았다. 제약·바이오주는 연구·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 금리가 내려갈 때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고, 금융주는 고배당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거론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도주의 조건은 내러티브(스토리)와 이익 성장에 있으며 이런 관점에서 현재 바이오주가 차기 주도주의 유력 후보인 것은 맞다"며 "금리 인하 수혜라는 내러티브, 이전 바이오 장세 때와는 달리 실체 있는 이익 성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조정 압력에 노출된 가운데 유동성 변수까지 부정적이라면 투자심리도 유지될 리가 없다"면서 "향후 시장 방향성을 바꿀만한 이벤트가 부재해 현재 분위기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상승 여력이 충분한 제약·바이오 또는 정책 기대감이 높은 밸류업(자동차·금융·지주) 정도만 양호하다"고 말했다. 상승 추세 전환이 임박한 중소형주를 공략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과 경기 논쟁에 휘말릴 것이 아니라 상승 돌파가 임박한 중소형주들을 공략할 시점"이라며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엔터·레저, 지역은행, 온라인 유통, 풍력, 바이오 등 다수 테마들의 주가가 동시다발적으로 컵-핸들 패턴을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코스피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하가 지속하며 투심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가 아닌 상황에서 금리인하 사이클 전개는 글로벌 증시와 위험자산에 강한 상승동력이 되기 마련"이라며 "1995년과 1998년, 2019년 케이스가 대표적"이라며 "당시 경기에 대한 논란과 금융권 불안에 증시가 금리인하 전후 흔들리기도 했지만, 6개월~1년 투자시계를 감안할 경우 저점대비 20~30% 상승했다"고 말했다. 다만 '앤케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국가의 자산에 투자)' 청산이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변수로 남아있다. 일본은행(BOJ)는 연준 빅컷 이후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하며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일본의 금리인상으로 양국간 금리차가 좁혀지면 엔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엔화로 매수한 자산을 청산하는 앤케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한다. 이 연구원은 "지난 달 1차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크지 않겠지만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