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머니머신"…방위분담금 등 문제 산적[트럼프 시대①]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경제, 안보, 문화 등 다방면에서 한미 관계를 심화시켰다. 미국의 확장억제력을 확실히 손에 넣겠다는 한국과 중국과 패권경쟁에서 한국을 확실한 우군으로 만드려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전통적인 미국의 외교노선에 회의적이며, 손익에 기반한 동맹관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70년 이상 쌓아온 한미간 신뢰관계는 신경쓰지 않고 미국의 이익을 실현하는데만 초점을 둘 수 있다. 먼저 한미간 무역수지 개선을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445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미국의 무역적자국 가운데 8위 수준이다. 한국의 대미수출은 올 상반기에도 호조를 보여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한 287억달러로 집계됐다. 트럼프 후보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특정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지난 집권 때처럼 세이프가드 조치 등을 통해 특정 품목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협상이 이뤄졌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 트럼프 후보가 공약한 10~20%의 보편관세가 한국에도 적용될지 여부도 주목된다. FTA 체결국가인 한국산 제품에 별도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협정 위반이라는 지적이 높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한미군 주둔비용 문제를 두고도 압박에 나설 공산이 크다. 특히 지난달 초 타결된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의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후보는 유세과정에서 여러차례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한국이 방위비 분담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15일엔 한국을 '머니 머신(현금자판기)'이라고 표현하며 노골적인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은 이미 매년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주한미군 주둔을 위해 지출하고 있으며, 2026년엔 1조5192억원을 지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바 있는 연간 100억달러의 주둔비용에는 한참 모자라는 수준이다. 트럼프 후보가 압박한다고 해서 한국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긴 힘들다. 지난한 협상과정을 겪어야 한다. 일방적으로 수용한다고해도 그 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양국관계가 다소 불편해지는 셈이다. 다만 트럼프 후보 역시 중국과의 패권 경쟁을 외교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는 만큼 한국과의 관계 악화를 감수하면서까지 압박 공세를 취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언론인 밥 우드워드가 지난달 15일 출간한 '워(WAR)'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 트럼프 진영 인사들이 각국 외교관을 만나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전에 비해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특히 오브라이언 전 대사 등은 조 대사를 만나 "트럼프는 한미 관계가 상호 안보에 중요하고, 양국이 많은 부담을 함께 짊어지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