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의존도 줄여라…사업 다각화가 돌파구[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③]
이 같은 보조금 폐지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 배터리 산업 생태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 인수팀이 광범위한 세금 개혁 일환으로 IRA에 근거한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폐지할 것이라는 현지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최대 전기차 업체인 일론 머스크 회장의 테슬라도 정권 인수팀에 지원책 종료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을 폐지한다고 해도 테슬라 판매는 실보다 득이 많겠지만 GM 같은 전기차 경쟁 업체들은 타격이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배터리업체 주요 3사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미국 인플레이션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충격은 더 클 전망이다. 올 3분기를 기준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4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영업손실 177억원이다. 이는 직전 분기 2525억원 손실과 비교해 큰 폭으로 축소된 것이긴 AMPC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3분기에서 창사 이후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한 SK온도 AMPC가 없었다면 흑자는 불가능했다. 3분기 영업이익이 240억원을 기록했는데 AMPC 수혜 금액이 608억원이다. 올해 SK온의 AMPC는 ▲1분기 385억원 ▲2분기 1118억원으로 3분기까지 누적 2111억원이었다. 삼성SDI는 북미에 생산 기지가 없어 상대적으로 AMPC 수혜가 적었지만 이 혜택을 기대하고 스텔란티스와 합작법인(JV) 공장을 짓고 있다. 앞으로 보조금 혜택이 폐지된다면 삼성SDI도 타격이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배터리업계로선 미국 AMPC에 대한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과제가 생기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선제적으로 전기차 의존도를 줄이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애주기 서비스(BaaS)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글로벌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년 신규 설비투자(CAPEX)의 경우, 필수 영역 외에는 규모를 축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회사 측은 ▲능동적 운영 효율화 ▲R&D투자 강화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 중장기 전략 과제도 강조했다. 삼성SDI도 앞서 ESS 사업 확대를 위해 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을 준비했고, 최근 울산 사업장에 '마더라인' 구축을 시작했다. 2026년 내 양산 및 글로벌 프로젝트 공급도 목표로 하고 있다. SK온은 캐즘 위기 극복과 자금 상황 개선을 위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데 이어 5000억원의 추가 자금 조달에 나섰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IRA 시행 이전부터 북미 시장을 핵심 전략시장으로 삼고 투자를 진행했다. 결국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구조적 원가 경쟁력 확보 등에 주력해 수익성을 회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변함없을 것으로 본다"며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정책 및 시장 변화 가능성을 지켜보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