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깜짝 인하'에 저성장 예고…국채 금리, 일제히 연중 최저
한은, 16년만에 연속 금리 인하…내년 1% 성장 예고힘 받는 한은 금통위 추가 인하 기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16년 만에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1400원대 고환율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따른 수출 타격이 우려되면서다. 한은은 경제전망을 통해 내년과 내후년까지 1%대 성장률을 전망하며 저성장을 예고했다. 여기에 통화정책방향문에서 향후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히'라는 문구가 빠졌다는 점까지 더해지며 국고채 금리는 금통위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며 일제히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만, 환율은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경계와 함께 달러 약세까지 겹치며 1390원대를 이어갔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오전 한은 본부에서 11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25%에서 3.00%로 인하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묶은 후 4년5개월 만인 지난 10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2회 연속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10월(임시 금통위 포함)부터 이듬해 2월까지 6회 연속 인하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당초 시장 예상은 '동결'이었던 만큼 '서프라이즈' 결정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채권전문가 83%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한 바 있다. 한은의 연속 금리 인하는 그만큼 우리나라가 처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경제성장을 통해 내년과 내후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각각 1.9%와 1.8%를 제시했다. 미국의 보호 무역 강화에 중국이 대응에 나설 경우 내년 성장률은 1.7%로 떨어질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10월 금통위만 해도 침체를 부인했던 한은이 입장을 바꿔 1%대 저성장을 예고하면서 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졌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위원 다수가 기존 판단을 바꿔 연속 인하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경기 하방 위험우려가 높아졌다"며 내년 2.25%까지 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다.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인하 속도에 대해 '신중히'라는 문구가 빠졌다는 점도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의지로 읽힌다. 10월 통방문에서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신중히 결정해 나갈 것"이라는 문구는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바꼈다.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물 만기 국채 금리는 10.3bp 떨어진 2.638%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10년물도 9.2bp 빠진 2.788%로 연중 최저치다. 2년물과 5년물도 각각 2.788%와 2.788%로 연중 최저다. 다만 한은의 깜짝 인하에 따른 원화 약세 우려에도 외환시장은 동요하지 않았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오후 종가(1397.0원) 대비 1.4원 내린 1395.6원에 장을 마쳤다. 장중 최고가는 1396.3원이며, 최저가는 1391.0원이다. 달러값이 떨어진데 다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 우려가 작용하면서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예상에 부합한 미국 경제 지표 발표에 전일대비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106선 초반까지 물러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변동성을 관리하는데 있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충분한 수준이며, 국민연금과도 스와프 금액을 확대해 재연장하는 것을 논의 중"이라면서 "정부와의 정책 협조를 통해 변동성을 완화하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