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로 영포·수포자 '제로' 가능"…'문해력 우려' 국어는 빼기로(종합)
교육부, AI 교과서 도입 이행안…'속도 조절론' 수용"국어는 자기 표현 중요…학부모 문해력 저하 우려"기술·가정도 철회…영어는 '학습 부진' 고려해 도입내년 3월 도입할 76종 합격공고…학교별 채택 돌입이주호 "AI 교과서, 교육격차 해소책…12월 정책 발표"
영어·수학은 기존 로드맵을 유지하고 특수 국어·수학은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등 2028년까지 도입을 마친다. 교육 양극화 해소라는 효과를 입증하는데도 주력하며, 내달 중 AI 교과서를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정책도 내놓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AI 교과서 도입 이행안'을 이같이 발표했다. AI 교과서는 인공지능 등 지능정보기술이 탑재된 새로운 유형의 교과서로, 컴퓨터나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로 교사와 학생이 클라우드에 접속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교육부는 개별 학생의 수준을 교과서가 직접 진단하고 맞춤형 교육을 가능하도록 해 '수포자(수학 포기)', '잠자는 교실', '진도 맞추기' 식 공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발표한 'AI 교과서 추진 방안'에 대해 전국 시도교육감들과 교육계 우려를 수용해 일부 교과를 빼고 도입 시기를 늦추는 등 속도 조절에 나서는 것이다. 내년 3월 도입될 교과목은 그대로 추진한다.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과목 수학·영어(주로 1학년)를 비롯해 초·중·고 정보, 특수 초등3·4 국어다. 내년에는 AI 교과서의 '효과성' 입증에 주력하기로 했다.
국어는 AI 교과서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당초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초등 3학년~중학교까지 도입될 예정이었다.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국어를 두고 "자기 표현 역량이 중요한 과목"이라는 교사들의 의견, "문해력이 걱정된다"는 학부모 의견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기술·가정(초등 실과)도 주로 생활 속 실천을 통해 배우는 과목 특성을 고려해 AI 교과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수학·영어·사회·역사·과학·정보는 AI 교과서를 도입한다. 고 실장은 영어를 두고 "국어와 달리 위계 과목의 특징이 있다"며 "저학년부터 따라가지 못하면 편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회와 과학은 교사가 다양한 학습 자료를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어 필요하다고 봤다. 이 부총리는 "국정 기조에 맞춰서 우리가 AI 교과서를 도입할 때 가장 먼저 주목할 부분이 교육 격차 해소"라며 "영어, 수학, 코딩(정보)은 세계적으로도 (에듀테크 도입 시) 가장 효과성이 많이 입증된 교과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혀 수업을 잘 이해를 못할 수도 있고 뒤처진 아이들이 AI 교과서가 보급되면 수업을 좋아하게 되고, 영어를 포기하고 수학을 포기하는 '영포자'·'수포자'들이 줄어들 것"이라며 "가능하면 정말 영포자·수포자를 제로(0)화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과학 도입 1년 늦추고 특수 국어·수학 전면 확대 사회·역사·과학은 첫 도입 시기를 2027년으로 1년 늦춘다. 당초 2026년 초등 3·4학년 사회·과학 및 중1 과학을 도입하려 했으나 2027년으로 미뤘다. 중학교는 2027년, 고등학교 공통(통합)과목은 2028년 그대로 도입한다. 이 부총리는 "사회·과학은 효과성 측면을 좀 더 점검하고, 숙고해야 될 부분들이 많이 있는 과목들"이라며 "기간을 연장해 가이드라인 등을 체계적으로 다듬겠다"고 했다. 특수학교 국어·수학은 도입 학년을 늘린다. 당초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초등 과정에만 쓰려 했지만, 2027년 중학교와 2028년 고등학교 과정에도 AI 교과서를 넣는다. 특수학교 생활영어와 정보통신활용은 도입하지 않는다. 장애 학생들이 쓰게 될 특수 교과 AI 교과서는 국정교과서로 고시돼 현재 국립특수교육원이 개발하고 있다.
이번 조정안으로 AI 교과서 도입 교과(검·인정 구분 고시 기준)는 총 72책에서 53책으로 19책이 줄어든다. ◆다음 달 2일 실물 공개…내년 3월 첫 도입 준비 박차 앞서 이날 교육부가 검정을 위탁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영어)과 한국과학창의재단(수학·정보)은 관보에 내년 3월 도입될 AI 교과서 76종을 합격 공고했다. 출원사는 천재교과서, YBM, 비상교육 등 12개다. 실물은 다음 달 2일부터 교원들에게 공개돼 학교별 채택 절차를 밟는다. 교육부는 다음달부터 학교가 검정 AI 교과서를 채택하는 데 도움을 주는 연수를 실시한다. '선정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어떤 AI 교과서가 교육적으로 적합한지 판단하는 방법, 선정 이후 학생 참여 중심 수업을 설계하는 법 등이다.
얼리어답터(빠른 사용자) 격 '교실혁명 선도교사' 1만명이 양성됐고, 내년 2월까지 2000명을 더 배출할 계획이다. 선도교사는 다른 교사들의 AI 교과서 활용을 돕는다. 당국은 AI 교과서를 직접 사용할 담당 교사는 6만명으로 보고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15만명 단위의 연수를 실시하고 있어 교사 역량 측면은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 송근현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시도교육청별 연수 신청자가 총 9만2000명이라 규모는 충분하다"고 했다. 교육부는 내년 새 학기 첫 도입 학년인 초등 3·4, 중1, 고1 등에서 AI 교과서를 쓰는 데 부족함이 없을 만큼의 디지털 기기를 갖췄다고 밝혔다. 기기 고장 시 교사를 도울 '디지털 튜터' 1200명도 대규모 학교에 우선 배치한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모의 시험을 통해 7000여개교가 AI 교과서(클라우드)에 동시 접속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하는 등 인터넷망 준비에도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출원사에게 지급될 구독료 규모도 관심이다.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 협상단을 꾸려 출원사들과 협의 중에 있다. 일부에서는 구독료가 수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이 부총리는 "1조 미만이 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부인했다. 지방교육청의 재정을 보조하기 위해 교육부가 교부하는 국가 시책 특별교부금 지원도 검토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