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 원자잿값 부담 커질라"…비상계엄 불똥 튄 건설업계
비상계엄 사태로 불확실성 고조…해외 발주처 불안감 해소 주력고환율 불안→원자재 가격 상승→공사비 증가→분양가 상승 우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앞으로 고환율이 새 기준이 되면 내년 해외 수주 계획을 짜기가 쉽지 않아요." 지난 5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사업 계획을 묻는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가뜩이나 대외 여건이 어려운데, 비상계엄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사업 계획 잡기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도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예상되면서 해외 사업에 주력하려고 했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국내 건설업계의 대외 신인도가 하락하고, 수주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업계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등 향후 여파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계엄 해제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지만, 내년 사업 계획에 미칠 영향을 집중 논의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또 해외 지사와 소통하며 영업망을 점검하고, 해외 발주처 문의에 대한 대응 등을 논의했다. 건설업계는 환율 변동과 국내 정세 불안 등이 해외 수주 경쟁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내년에 해외에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는데, 예상하지 못한 변수에 당혹스럽다"며 "지금은 해외 발주처에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고환율(원화)이 지속하면 건설 원자재 가격 추가 상승으로 공사비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인한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고환율이 지속하면 건설 원자재가격이 오르고, 결국 공사비가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며 "공사비가 상승하면 분양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고금리·고물가 장기화로 공사비가 올라 시공사와 조합 간 갈등이 반복되는데, 이번 비상계엄 사태가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일단 지켜보고 있다"며 "고환율로 수입 건설 원자재가격이 오르면 공사비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공사비가 급등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공사비지수는 2020년 이후 30% 가까이 급등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100이었던 공사비지수는 2021년 117.37, 2022년 125.33으로 오르더니 지난 9월에는 130.45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또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올해 10월 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 ㎡당 평균 분양가(공급면적 기준)는 575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 9월(569만2000원) 대비 1.18% 상승, 전년 동월(509만4000원)에 비해 13.05% 오른 수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