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탄핵국면…경제팀 안간힘에도 경제 불확실성 장기화 불가피
사흘 연속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 진행박근혜 탄핵 이후 8년 만에 긴급 서한 발송尹 탄핵 시 대선까지 6개월 경제 불확실성↑탄핵 실패 시 2년간 컨트롤타워 작동 못해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최근 비상계엄 및 해제 사태 이후 경제팀이 사흘 연속 거시경제금융(F4) 회의를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8년 만에 국제 사회 긴급 서한을 보내는 등 진화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6시간여의 비상계엄 사태가 정국을 탄핵 국면으로 몰고가면서 최소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도 우리나라 경제가 소용돌이 속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 및 해제 사태 이후 우리 금융·외환시장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22.15포인트(0.90%) 내린 2441.85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 이상 하락해 2440선을 내주기도 했다. 외국인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틀간 7255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지수를 끌어내린 영향이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달 15일 이후 14거래일 만에 다시 2000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같은 날 오후 3시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오른 1415.1원을 나타내며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 직후인 3일 밤 원·달러 환율은 1430원으로 치솟은 뒤, 4일에는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경제·금융 수장은 계엄사태가 발생한 지난 3일부터 대부분의 일정을 취소하고 사흘 연속 거시경제금융(F4)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는 등 요동치는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 내에는 경제·금융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도 신설됐다. 금융·실물경제 상황 전반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하기로 했다. 지난 4일에는 50곳 이상의 해외기관에 최상목 경제부총리 명의의 긴급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국제차관보·국제금융국장·대외경제국장·개발금융국장 명의로 보낸 서한까지 포함하면 100여곳을 넘어선다. 서한 발송 대상은 ▲주요 20개국(G20) 및 아세안(ASEAN)의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국제통화기구(IMF)·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주요 국제기구 총재 ▲무디스(Moody's)·스탠더드앤드푸어스(S&P)·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 ▲글로벌투자기관(IB) 등이다. 필요에 따라 해외외국환취급기관(RFI) 등에도 추가적으로 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다.
긴급 서한은 비상계엄 이후에도 한국의 국가시스템이 정상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이뤄졌다. 기재부가 국제사회에 이같은 서한을 발송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으로, 그만큼 국가신인도 등에 대한 정부의 위기 의식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긴급 서한은 해외투자자들이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 우려할만한 사태가 일어났을 때 발송하는데, 가장 최근에 발생한 경우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라고 언급했다. 문제는 비상계엄 사태 후폭풍으로 발생한 탄핵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실제 탄핵되더라도 조기 대선 종료까지 6개월 가량의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질 수 있다. 탄핵되지 않는다면 윤 대통령의 임기종료까지 최소 2년 이상의 격랑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2기 트럼프 정부 출범 등 세계 경제가 급변하는 가운데 정부와 정치권 모두 제역할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국회에서 탄핵이 진행 중인데 탄핵이 되면 6개월, 탄핵이 되지 않으면 2년 동안 의사결정을 못하는 불능사태에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석진 교수는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와 통상교섭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에서는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끝나서 큰 타격이 없다고 하지만 후유증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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