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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대규모 집회 구름 인파… "불안해서 못살겠다 윤 탄핵"(종합)

등록 2024-12-07 17:27:57   최종수정 2024-12-07 17: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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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1200여명 시국대회

경찰 추산 10만7000명 몰려

"탄핵 부결되면 용산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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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내란죄 윤석열 퇴진! 국민주권 실현! 사회대개혁! 국민촛불대행진'에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남희 이태성 오정우 기자 = 7일 오후 5시 국회의 탄핵 소추안 가결 표결을 앞두고 여의도 일대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가 잇따랐다. 시민들이 몰리면서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고, 인터넷 접속이 잘 되지 않기도 했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시민사회단체와 노조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여의도 국회의사당 대로에서 범국민촛불대행진을 진행 중이다. 사전 신고 인원만 21만명에 달한다. 경찰은 오후 4시30분 기준 10만7000명이 밀집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불안해서 못살겠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국민이 이긴다 정의가 이긴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구호를 외치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체포' 손피켓을 흔들었다.

참가자들은 추운 날씨에 털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한 채 핫팩을 흔들며 손을 데웠다. 집회에 처음 참가한 대학생들은 주최 측이 나눠주는 LED 촛불을 신기한 듯 켜보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에서 온 대학생 이연재(25)씨는 "영화로만 보던 계엄 사태가 현실화됐는데 대통령은 사과도 없고 스스로 물러나지도 않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회에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짧은 사과문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대통령을 탄핵하거나 스스로 하야하는 게 정국 안정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울 송파고에서 왔다는 대학생 김모(24)씨도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 무서워서 잠을 못 잤다"며 "오늘 오전 대통령 대국민담화를 봤는데 자기를 지켜달라는 듯한 이야기만 해서 진정성이 안 느껴졌다. 탄핵하는 게 맞다"고 힘줘 말했다.

경기 의정부에서 온 염모(24)씨도 "계엄 포고령이 나왔을 때 자기 자리를 지키려는 게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 생각했는데, 오늘 담화 내용을 보니 자기를 지키려했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탄핵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참가자는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계엄사령관)과 수형복을 합성한 팻말을 들고 다녔다.

전국 31개 대학의 대학생 1200여명도 오후 1시30분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시국대회를 연 뒤 집회에 합류했다. 덕성여대 재학생 김지영(24)씨는 "시험기간이라 인원이 안 모이지 않을까 했는데 시국선언에 많이 호응했다"며 "시위가 축제 같고 서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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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이 집회에 참석한 국민들로 꽉 차있다. 2024.12.07. [email protected]
오후 3시 본집회가 시작된 후 시민들이 점점 몰리면서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과 여의도역은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여의대로도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여의도환승센터에서 국회의사당 방면은 시민들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한 상황이다. 신호등이 한 번 바뀌는 동안 시민들이 전부 길을 건너지 못해 뛰어가기도 했다.

이날 오후 4시40분께 국민의힘이 대통령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모두 부결시키기로 당론을 정하자 현장에선 비판이 터져나왔다.

서울 용산구에서 온 이모(50)씨는 "답답하다"며 "여당 내부에서도 눈치싸움이 심한 것 같다. 자기들 앞날만 걱정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북구에서 온 김모(56)씨도 "여론을 생각 안 하고 자기 밥그릇만 고집하는 처사다. 정부에 대한 불신 깊어지고 여당에 대한 불신도 깊어질 것"이라며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할 게 아니라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혜민(42)씨도 "국민들의 분노가 심한데 국민 마음을 못 일고 있다. 여기 10만명이 모였는데 국민의힘이라면서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다"고 했다.

경찰은 기동대 130~140개(7800~8400명)을 배치해 질서 유지에 나섰다. 탄핵소추안 표결 전후 집회 분위기가 격해지면서 충돌이 있을 것에 대비해 안전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전 국회 인근에서 "폭거와 불의에 항거하겠다"며 분신을 시도한 50대 남성이 경찰에 체포됐다. 오후에는 여의도공원에서 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컴퍼스를 휘두른 중년 남성도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국회는 이날 오후 5시 본회의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재표결 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노조 집회에서 탄핵 부결 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충돌이 예상된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무대에서 "오늘 탄핵이 부결된다면 한국노총 150만명 조합원은 용산으로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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