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경영 들어간 금융업계…"불확실성 장기화 대비"
5대 금융지주 회장, 당국과 회의서 해외자본 이탈 가속 우려최악의 상황 고려한 시나리오별 계획 수립…시장 충격 대비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이 정치적 리스크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불확실성 지속에 대비한 업계의 대응 움직임이 점차 빨라지고 있다. 5대 금융그룹은 해외자본 이탈 가속화를 우려하며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실시간으로 유동성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분주한 상황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 회장은 전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만나 시장 상황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지주 회장들은 외국인 투자금 이탈과 고환율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5대 금융그룹은 지난 4일부터 회장 주재로 긴급회의를 잇달아 열고 정치적 리스크로 인한 시장 변동에 대응하는 중이다. 신한금융은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해 최악의 상황을 고려한 시나리오별 계획을 수립했다. 계획에 따른 대응 전략을 마련하며 시장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해외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 등 실시간 소통으로 투자자의 우려사항을 줄이고 시장 변동성을 관리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 중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유동성 리스크를 포함한 리스크 전반에 대해 선제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그룹의 재무 펀더맨털의 안정성에 대해 적극 소통하고 있다"며 "기업가치 제고계획(밸류업)에 대해서도 이행 계획에 맞춰 변함없이 추진할 것을 국내외 투자자들과 약속하며 대외 신인도 유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 7일 오후 지주와 그룹사별 위기관리위원회를 개최했다. 정국 변화와 장기화 우려에 따른 현황 파악과 리스크 점검, 모니터링 강화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앞으로 위기관리위원회를 상시적으로 열면서 면밀한 대응을 지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KB금융은 지난 4일부터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응체계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 환율 등 금융시장 변동성 전반을 점검하고, 금융거래 분석으로 유동성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시장 변동성이 커져 이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외 시장관계자들과 면밀히 소통하기 위해 실시간으로 시장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금융은 비상대책위원회를 상시 운영하고 있다.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소관 부서별로 ▲금리·환율·주가 등 주요지표 모니터링 ▲유동성과 여수신 현황 점검 ▲국내외 언론과 대외기관 동향 파악 등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사 입장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환율과 국내 증시 등 금융시스템 안정부문"이라며 "국내 금융시스템의 불확실성은 결국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유기적인 관계로 볼 수 있는데, 탄핵 정국이 단기간에 끝날 사태가 아니기 때문에 리스크 지속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