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정상 "어리석은 관세전쟁 피해야…EU 표적 되면 단호히 대응"
"러·중 위협 속 동맹국간 갈등…역설""무역전쟁 시작하면 웃는 것은 중국"'그린란드 美편입'에도 "강력한 대응"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3일(현지 시간) "완전히 불필요하고 어리석은 관세 전쟁,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2025년 유럽연합(EU) 의장국이다. AP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비공식 EU 정상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압박에 대해 "유럽 통합에 심각한 시험대"라며 이같이 말했다. 투스크 총리는 "러시아의 직접적 위협과 중국의 확장이 있는 동안 EU와 미국이 동맹국간 갈등에 휘말린다면 잔혹한 역설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맹국간의 이런 갈등은 처음이기 때문에, 매우 이상한 맥락에서 심각한 도전"이라고 덧붙였다. EU 행정부 수반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와 미국의 유대는 평화, 안보, 번영을 증진하기 위해 중요하다"면서도 "분명히 새로운 도전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EU는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돼있다"며 "EU가 불공정하거나 자의적으로 표적이 되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은 유럽인들이 더 단결하고 집단 안보 문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EU의 외교 분야 수장인 카야 칼라스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정상회의에 앞서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관세를 부과하면 비용이 증가해 국민들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무역전쟁을 시작한다면 옆에서 웃는 것은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멕시코·중국에 이은 관세 부과 대상으로 EU를 지목한 상태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광범위한 합의는 없었지만 일부는 EU에 10% 관세를 부과하길 원한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클로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각각 통화한 뒤 25% 관세 부과 조치를 30일 유예하기로 했다. 10% 관세를 예고한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도 24시간 내 통화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 EU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했다. EU는 이에 맞대응해 미국의 위스키, 오토바이, 데님 등에 관세를 매겼다. 한편 이날 정상회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미국 편입 추진 언급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유럽 정상들로부터 그린란드가 덴마크의 일부라는 사실에 대한 지지를 받았다며 "미국이 유럽에 강경한 조건을 제시한다면 집단적이고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다만 "북극 지역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미국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북극해 일대의 러시아·중국 움직임 확대에 우려를 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