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관 누가 많이 쓸까[제2 증권거래소 출범②]
잦은 매매한다면 'NXT' 대량 매매는 'KRX'기관들, 증권사 SOR에 맡긴 뒤 평가할듯개인들, 거래시간 연장 '환영'…ETF 미포함은 '아쉬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복수 증권 거래소 체제에서 내 주문이 어느 거래소로 들어갈지는 철저히 '투자자가 원하는 쪽'이라는 대원칙에서 정해진다. 기본적으로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증권사가 우선 배분하지만, 투자자가 특정 시장을 선택해 별도 지시할 수도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시장 초기 넥스트레이드의 유동성, 속도 등 다양한 거래 편의성을 평가하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첫 출범하는 넥스트레이드로서는 개인은 물론 큰손 기관들까지 고객으로 끌어와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전문가와 업계 목소리를 듣고 투자자 성향별로 어느 거래소에 대한 선호가 클지 분석해봤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최선 집행 기준 설명서'를 개별적으로 교부하고 있다. 증권사는 고객의 거래가 최적의 조건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어느 시장에 주문을 배분할지 기준인 '최선 집행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해 미리 안내하는 것이다. 이 기준을 반영한 자동주문시스템(SOR·Smart Order Routing System)에 따라 증권사는 투자자 주문을 자동으로 집행하게 된다. 투자자별로 구분해 보면 잦은 매매로 거래 비용 절감에 민감한 '단타족' 개미들에게는 수수료가 저렴한 넥스트레이드가 유리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소에 비해 20~40% 낮은 체결수수료를 부과하며 증권사들도 위탁매매수수료에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번에 대량매매를 하는 큰손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유동성이다. 거래 상대방이 있어야 주문이 체결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거래가 활발한 시장이어야 대량 주문 물량을 받아줄 수 있다. 이 경우 한국거래소가 더 유리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유동성이 풍부하지 않은 종목에 대해 시장조성자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호가가 벌어져 체결이 불발되거나 투자자에게 높은 거래 비용이 전가되지 않도록 시장조성자가 촘촘히 호가를 제시하며 거래 상대방이 돼주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시장조성자 제도를 따로 운영하지 않는다. 대신 유동성이 적은 종목은 거래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거래 종목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 첫 1~2주 10개 종목에서 시작해 5주차 이후 총 800여개 종목만 취급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은 미리 시장을 선택하기보다 증권사 SOR에 맡길 가능성이 높다. 직접 선택하면 내부 컴플라이언스 문제로 따로 증빙이 필요할 수 있어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연금, 기금 등은 투자 성향이 액티브하지 않다. 예를 들어 펀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 일주일 정도 기간을 주고 주문을 맡기는 증권사가 얼마나 최선의 주문을 체결시켜주는지 평가하고 증권사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투자자별로 거래 체결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해달라든지, 많이 체결되는 쪽을 우선해달라든지 조건을 지정할 수 있는데 이를 잘 수행해 최적의 주문을 내는 곳에 일을 맡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거래 편의성에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간과 종목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번 대체거래소 출범으로 가장 크게 바뀌는 것은 주식 거래 가능 시간이다. 오전 9시에 시작해 오후 3시30분이면 끝났던 거래 시간이 앞으로 오전 8시~오후 8시로 늘어난다. 한 넥스트레이드 관계자는 "미국장 변동이 있는 날 직장인들이 출근하며 주식 거래를 하는 풍경이 펼쳐질 것"이라며 "또 업무 중이 아닌 퇴근 후 주식 거래가 편의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넥스트레이드의 종목이 한정적인 건 단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날로 늘고 있는데 아직 법적으로 ETF 거래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정부는 빠른 시일 내 제도 개선을 통해 대체거래소의 ETF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