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연내 2억 찍나[코인, 다시 꿈틀①]
미중 관세 협상 타결로 10% 급등공급 충격 '반감기 효과'도 대기SC "2분기는 12만달러, 연말은 20만달러 도달"JP모건 "하반기, 금보다 '비트코인' 더 오를 것"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지난해 꿈의 1억원을 넘겼던 비트코인이 올해는 '2억원'을 넘보고 있다. 시장 심리를 짓눌렀던 미중 관세전쟁이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기관 수요가 다시 살아나면서다. 공급 충격을 일으키는 반감기 효과도 대기하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9일 3개월 만에 1억4600만원대(10만5000달러대)를 돌파했다. 이후 일주일 지난 전날까지 해당 가격대를 유지하며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가격을 끌어내렸던 미중 관세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된 효과다. 비트코인은 이달 초 미국과 중국의 관세 협상 기대감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10% 급등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관세 협상 타결 이후로는 사실상 상승세를 굳혔다. 이는 매크로 변수가 제거되면서 대표 위험자산인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살아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심리는 그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의 가격을 결정해 온 주요 요소다. 크립토퀀트는 지난 9일 X를 통해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심리가 반전됐다"며 "비트코인 강세지수(Bull Score)가 20에서 80으로 급등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수가 60을 넘으면 강세 신호로 해석한다. 시장 심리가 살아난 데 이어 수급도 회복되고 있다. 비트코인 대표 상승 동력인 기관 자금 유입이 증가한 것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겹경사인 셈이다. 이는 미국 기관 투자자들이 이용하는 코인베이스 출금 동향에서 확인된다. 코인베이스는 미국 1위 가상자산 거래소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코인베이스에서 하루 동안 빠져나간 비트코인은 총 10억달러(1조4155억원) 규모다. 이는 올해 들어 일일 기준 최대 출금량이다. 가상자산 시장에서 거래소 입·출금 흐름은 자금 이동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온체인 지표다. 통상 거래소에서의 출금은 매수 목적의 이동으로 간주, 자금 유입 신호로 해석한다. 반대로 거래소로의 입금은 현금화를 위한 매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안드레 드라고쉬 비트와이즈 리서치 헤드는 이에 대해 "기관 투자자의 비트코인 수요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올해 들어 법인들이 매입한 비트코인 규모는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총합보다 4배 많다"고 밝혔다. 비트파이넥스는 지난 14일 주간 보고서를 통해 "미중 간 무역 합의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하면서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한 위험자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기관 투자자의 수요 급증으로 당분간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이는 투기적 움직임이 아닌 신규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더욱 낙관적"이라고 설명했다. ◆"한 발 더 있다"…역사적 호재 '반감기' 효과 대기
반감기 효과가 대기 중인 점도 힘을 보탠다. 통상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직후가 아닌 반감기 이후 12~18개월 뒤에 고점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 20일 4차 반감기를 맞았다. 과거 패턴대로라면 이달부터 오는 10월까지가 4차 반감기 고점 구간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달 반감기 효과가 폭발적으로 나타나기보다는 하반기(7~10월)를 거쳐 점진적으로 가격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절반으로 주는 반감기는 4년에 한 번씩 자동으로 발생한다. 공급 충격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반감기는 역사적으로 '입증된 호재'로 평가된다. 큰 매도 압력 없이 수요가 동일한 상태에서 공급이 준다면 가격 상승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 흐름에 따라 전고점 갱신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전날 기준 비트코인 사상 최고가는 지난 1월 19일 기록한 10만9026달러다. 원화(빗썸) 기준 전고점은 1억6340만원이다. 스탠다드차타드는 비트코인이 2분기 12만달러(1억6753만원)를, 연내 20만달러(2억7922만원)를 각각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레이첼 루카스 BTC마켓 애널리스트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더블록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10만달러를 회복한 후 유지한다면 최고가에 곧 도달할 것"이라며 "이번 상승 흐름은 거시적 요인과 반감기 이후 공급 감소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이다. 특히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상승 모멘텀도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로 비트코인은 여름까지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며 "2분기에는 12만달러, 올해 말까지는 20만달러에 도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JP모건은 금보다 비트코인의 하반기 상승 여력이 더 크다고 봤다.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전날 더블록을 통해 "2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금은 비트코인을 희생시키면서 상승했지만, 최근 3주 동안은 비트코인이 금을 희생시키면서 상승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과 비트코인 간 '제로섬 게임'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는 비트코인이 금보다 더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 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과열되면 단기적으로 조정이 올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루카스 애널리스트는 "단기 변동성 및 저항선 부근에서의 차익 실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