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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충격에 13대 주력산업 수출 2.1% 준다…車·기계·정유 직격탄[하반기 경제산업전망]

등록 2025-05-27 15:00:00   최종수정 2025-05-27 15: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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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硏, 2025 하반기 13대 경제·산업 전망

대다수 주력 산업 휘청…하반기 수출 -2.3%

반도체, HBM·DDR5로 연 1500억 달러 기대

車, 트럼프發 관세로 연 수출 -8.0% 대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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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세종=뉴시스]손차민 기자 = 올해 하반기 미국의 관세 부과가 본격화하면서, 우리나라 경제를 이끄는 주력 산업의 수출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13대 산업의 연간 수출은 전년보다 2.1%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 수출 1위 산업인 반도체는 올해 역대 최고 실적이 기대된다. 고부가 제품의 수요 증가로 인해 1500억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달부터 미국 품목별 관세가 발효된 자동차의 경우 하반기 11.4%, 연간 기준 8.0%의 대폭 감소가 우려된다.

산업연구원은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2025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13대 주력산업(자동차·조선·2차전지·바이오헬스·일반기계·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정보통신기기·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은 정보기술(IT), 바이오헬스 등 신성장 산업 수출의 양호한 성장에도 미국의 고관세와 대외환경 불확실성 증가, 해외 생산 확대 등 부정적인 요인으로 수출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주력 산업의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출 호실적으로 인한 역기저효과 등으로 상반기 수출이 1.9%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5년 연간 수출은 전년 대비 2.1% 감소가 예상된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고 생각보다 과격할 정도의 강한 조치들이 발표됐는데 불확실성이 강화되면서 경기 전망에 영향을 많이 미쳤다"며 "지난해 12월부터 있었던 국내 정치적인 격변 상황도 예상보다 내수에 영향을 미쳤고, 수출 측면에서도 불확실성이 강화된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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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권남훈 산업연구원 원장. 사진에서 오른쪽이다. (사진=산업연구원 제공) 2024.10.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IT신산업군(정보통신기기·가전·반도체·디스플레이·이차전지·바이오헬스)은 호실적을 기록했던 지난해(29.4%)보다는 다소 둔화된 4.7%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인공지능(AI) 적용 확산 등의 긍정적인 글로벌 IT 수요 상황 속에서 고부가 반도체 제품 비중이 높아지고 바이오시밀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망 분야의 성장이 영향을 미쳐서다. 미국 관세 리스크, 중국의 급성장 및 해외 생산의 확대는 수출의 둔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올해 5.8%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액만 따져봐도 사상 최대치인 1501억2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의 빠른 성장, 더블데이터레이트(DDR)5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의 매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하반기에도 수출의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됐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는 대형 패널 시장의 성장, 패널 고부가화 진전에 따라 하반기 수출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상반기 부진 및 차년도 신제품 등장 가능성에 따른 수요 이연으로 연간 수출은 2.7%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차전지 수출은 연간 기준 전년과 비교해 3.2% 감소할 것으로 보여진다. 기저효과, ESS 수출 호조 지속, 미·유럽연합(EU)의 전기차(EV) 배터리 부문 수요 개선 등으로 인해 감소율 자체는 전년(-16.6%)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바이오헬스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에도 미국과 유럽향(向) 바이오시밀러, 중국향 임플란트 등 주력 품목의 수출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연간 수출이 11.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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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 추상철 기자 = 22일 오후 경기 평택항 자동차 전용부두에 수출 차량이 세워져 있다. 2025.05.22. [email protected]


기계산업군(자동차·조선·일반기계)의 경우 연간 수출은 5.0% 하락할 전망이다. 지난해(0.6%)의 소폭 증가에서 1년 만에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조선 산업의 수출 성장세는 지난해에 이어 지속되겠지만, 하반기 미국의 고관세 기조와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른 자동차와 기계 수출의 부진이 확대된 게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동차 수출은 하반기 11.4% 감소,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8.0% 감소가 전망된다. 지난달 발효된 품목별 관세가 하반기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며 현지 생산이 수출을 대체한 탓이다.

미국 시장 수요 위축이 자동차 부품 수출까지 영향을 주며 큰 폭의 하락이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 업체와의 글로벌 경쟁 심화도 우려된다.

조선 수출은 해외 선사향 고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대량 인도로 10.2%의 높은 증가세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일반기계의 경우 글로벌 경기 침체 및 대외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수출 하방 요인으로 상반기 수출 부진이 하반기에도 이어지며 올해엔 전년보다 7.2%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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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뉴시스] 추상철 기자 = 22일 오후 경기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 있다. 2025.05.22. [email protected]


소재산업군(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 수출은 전년(-1.2%) 대비 감소폭이 더욱 커진 9.4% 급락할 것으로 점쳐진다.

저유가에 따른 단가 하락, 관세 및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산업군 내 모든 산업의 수출 실적이 연중 내내 저조할 것이란 평가를 내놨다.

올해 철강 수출의 경우 전년 대비 2.1%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3년 연속 역성장이 전망된다. 관세 및 미국의 자동차 수요 부진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 물량의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감산 추진에 따른 글로벌 철강 가격의 상승 등의 긍정 요인이 일부 작용했다.

정유는 상반기 부진 및 단가 하락 영향으로 올해 수출이 지난해보다 19.3%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역시 공급과잉 및 수요위축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이 하반기 수출액 감소를 견인해 연간 수출은 5.3%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섬유 산업도 올해 연간 수출이 3.3% 감소할 전망이다. 하반기 중국의 내수 진작 영향으로 국산 중·고가 제품의 수출 여건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대응을 위한 해외 생산 확대와 상반기 수출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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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주력 산업 내수는 올해 하반기 소비심리 개선 영향으로 하락폭 둔화가 예상된다. 다만 건설투자 부진과 국내외 성장 부진이 회복을 제약할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올해 자동차의 내수는 완성차업체의 내수시장 전략 강화, 신규모델 투입 효과로 전년 대비 3.5%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의 경우 국내외 수요 부진 및 해외 생산 확대 영향으로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주력산업의 부진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자동차 생산은 미국 관세 영향에 따른 수출 감소와 해외 전기차 전용 생산설비 가동 본격화에 따른 수출 물량 대체로 4.3% 감소, 2년 연속 생산 위축이 우려된다. 철강 역시 건설, 자동차 등 주요 수요산업 부진 및 수출 감소 영향으로 연중 생산이 2.0%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13대 주력 산업의 수입은 IT 제품의 수입 증가에도 기계·소재산업군의 내수 위축과 저가 수입 비중 확대에 따른 단가 하락으로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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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컨네이너 트럭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2025.05.12. [email protected]


올해 하반기 미국의 관세 및 자국 중심 정책 추진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IT 수요 개선이 정보통신기기, 반도체, 디스플레이 생산과 수출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바이오헬스와 조선업도 하반기 일시적 둔화가 있겠지만 연간으론 양호한 실적 달성은 무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외 수요 부진, 수출 여건의 악화 및 해외 생산 확대 여파로 자동차, 기계, 철강, 정유, 가전, 이차전지 산업의 침체 국면 지속이 예상되고 석유화학은 하반기 업황 개선이 미약세에 그치며 업황 회복 시점은 내년 이후로 연기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에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관세정책 강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 주요국 규제 변화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탄소중립산업전환연구실 실장은 "2025년 하반기 13대 주력 산업은 통상 리스크 심화, 세계 경기 회복의 지연 등의 부정적 요인이 우세해 IT 신산업을 제외한 대다수 산업에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며 "과거에는 내수 부진이 생산의 침체를 이끌었다면 이번에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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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후 발언하고 있다. 2025.02.14.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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