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청와대 복귀"에 세종 집값 숨고르기…거래 줄고 매물 쌓여
세종 집값 0.07% 상승 '오름세 둔화'거래량 4월 1412건→5월 478건 감소행정수도 이전 향배에 급등락 학습효과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세종시 아파트 시장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새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청와대를 보수해 대통령 집무실로 쓰기로 하면서 세종 '행정수도 이전'에 시간이 걸릴 것이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부동산원 6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값은 0.07% 상승으로 집계됐다. 오름세는 이어갔지만 전주(0.10%)에 이어 2주 연속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현재 서울 용산구 옛 국방부 청사에 자리잡은 대통령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는 이른바 '천도론'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세종 아파트값도 급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 4월 넷째 주(4월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세종 집값은 0.49% 상승하면서 2020년 8월 다섯째 주(0.51%) 이후 4년8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인 지난달 30일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청와대를 보수하고 그리로 갈 것"이라고 밝히며 상황이 달라졌다. 취임 이후에도 용산 집무실을 임시로 사용하다가 청와대로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에 상승하던 세종시 부동산 시장도 관망세에 들어섰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5월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78건으로 직전월(1412건)의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세종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초까지 300건대에 머무르다가 조기 대선이 본격화된 지난 3월 798건, 4월에는 1412건으로 급등했었다. 거래가 움츠러들며 매물도 쌓이고 있다.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한달 전 6191건에서 지난 5일 기준 6751건으로 9.0% 증가했다. 석 달 전인 3월1일 기준 8178건에서 천도론에 힘입어 소진됐지만 다시 7000건 가까이 매물이 쌓이기 시작한 셈이다. 세종시 집값은 이전에도 행정수도 이전설과 함께 등락했다. 행정수도 이전이 추진되던 문재인 정부 당시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0년 기준 누적 42.37% 상승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천도론이 물밑으로 가라앉으면서 2022년에는 -16.74%로 폭락했고, 2023년에는 -5.14%, 지난해 -6.37%로 하락을 거듭했다. 다만 행정수도 이전이 긴 호흡으로 추진되는 정책인 만큼 일희일비할 것은 아니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이 대통령은 '균형발전' 공약의 일환으로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 임기 내 건립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실제 신축 아파트가 밀집한 세종 나성동 등에선 꾸준히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나성동 나릿재마을2단지 세종리더스포레 전용 129㎡(23층)는 9개월 전 13억8000만원에 지난달 25일 팔렸다. 전고점 대비 2억3000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나릿재마을3단지 제일풍경채위너스카이 전용 131㎡(20층)도 4개월 전과 비교해 1억2000만원 오른 12억3000만원에 전달 24일 매매됐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세종 부동산 시장은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선반영돼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오기 전까진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급등락 학습효과가 있어 추가 상승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