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늪 속에 더욱 화려하게 피어난 이름…뮤지컬 '프리다'[객석에서]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 다뤄9월7일까지 NOL 유니플렉스서 공연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고난을 참고 이겨내라는 말은 때때로 공허하게 들린다. 하지만 '고통의 여왕'이라고 불릴 만큼 끊임없는 아픔 속에 살았던 이가 그 메시지를 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달 17일부터 공연 중인 뮤지컬 '프리다'는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멕시코 화가 프리다 칼로의 삶을 극중극 형식으로 그려낸다. 그 어떤 고통에도 꺾이지 않았던 프리다를 통해 관객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네는 작품이다. 프리다는 극 중 가상 토크쇼인 '더 라스트 나이트 쇼'에 출연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본다. 이 여정을 함께하는 인물은 토크쇼 진행자이자 그의 연인인 디에고를 연기하는 레플레하, 연신 죽음을 속삭이는 데스티노, 그가 꿈꾸는 '완벽한 프리다'인 메모리아다. 프리다의 삶은 고통으로 점철돼 있다. 6살에 척추성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 성장이 멈췄고, 18살에는 교통사고로 척추와 오른쪽 다리와 자궁을 크게 다쳤다. 의사들은 그가 버텨내지 못할 것이라며 가망이 없다고 말한다. 계속되는 고통 속에 데스티노는 프리다에게 "이런 인생에 행복이 있겠냐"며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에 메모리아는 "인생은 힘들어서 빛나는 것"이라며 맞선다. 프리다는 아파하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는다. 사고 후 전신 깁스를 한 채 침대에 누워 지내면서도 유일하게 자유로운 오른손으로 그림을 그린다. 척추 교정용 코르셋을 입고 다시 선 그는 "난 코르셋과 목발을 갑옷과 검처럼 들었어…나 프리다 칼로 사라지지 않아. 다만 변했을 뿐. 보여줄게 새로워진 나"라고 노래한다.
안타깝게도 그의 고통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22살에는 21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하지만, 아이를 유산으로 잃는다. 설상가상 디에고와 자신의 동생 크리스티나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다. 뜨겁게 사랑한 만큼 상처는 더욱 깊다. 그러나 프리다는 이번에도 고통에 무릎 꿇지 않는다. 혼란과 불행을 고스란히 캔버스 위에 쏟아내며 예술혼을 불태운다. 그런 그가 외치는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인생이여 만세)"는 관객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극의 말미, 쏟아지는 붉은 꽃잎을 맞으며 춤으로 자신의 삶을 토해내는 프리다의 모습은 그의 삶이 '예술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시련이 닥칠 때마다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와 무대 위에 영상으로 펼쳐지는 그의 작품들은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프리다 역은 김소향·김지우·김히어라·정유지, 레플레하 역은 전수미·장은아·아이키, 데스티노 역은 이아름솔·이지연·박선영, 메모리아 역은 박시인·허윤슬·유연정이 연기한다. 9월7일까지 대학로 NOL 유니플렉스에서 공연.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