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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귀 홀린 마법같은 무대, 폐부를 찌르는 메시지…뮤지컬 '위키드'[객석에서]

등록 2025-07-16 12:33:32   최종수정 2025-07-21 14: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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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타임 드래곤·버블 머신 등 화려한 무대 연출 눈길

'파퓰러' '디파잉 그래비티' '널 만났기에' 등 풍성한 넘버

10월26일까지 서울 공연…11월 부산·내년 1월 대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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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키절 '위키드' 공연 장면. (사진=Jeff Busby,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수천 개의 비눗방울이 흩날리고, '버블 머신'을 탄 글린다가 하늘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에메랄드 시티의 세계가 눈앞에 활짝 펼쳐지는 순간이다.

뮤지컬 '위키드'가 2012년 이후 13년 만에 내한 공연으로 한국 관객을 다시 찾아왔다.

2003년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위키드'는 1900년 출간된 '오즈의 마법사'를 재해석한 그레고리 맥과이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도로시가 오즈에 떨어지기 전의 이야기를 상상해 엘파바와 글린다 두 마녀의 서사를 다룬다.

'서쪽 마녀' 엘파바는 마법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초록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차별 대우를 받는다. 야망이 가득한 금발 마녀 글린다는 공주병 기질이 다분하지만 친구들의 사랑과 인기를 독차지한다.

너무나 다른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하던 두 사람은 이내 우정을 쌓고 함께 성장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블록버스터 뮤지컬'다운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무대 상단에 설치된 12.4m 크기의 웅장한 타임 드래곤은 공연장에 입장할 때부터 관객을 압도한다. 시계 내부 장치를 모티브로 한 무대는 끊임 없이 움직인다. 화려한 조명과 거대한 '가면 오즈' 장치도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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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키절 '위키드' 공연 장면. (사진=Jeff Busby,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글란다 역의 코트니 몬스마는 잔망스럽고 발랄한 매력은 물론 점차 성장해 나가는 글린다의 모습을 안정적으로 표현한다. 친구가 된 엘파바를 변신시키며 부르는 넘버 '파퓰러(Popular)'에서는 사랑스러움과 유쾌함이 넘쳐난다.

셰리든 아담스가 캐스팅된 엘파바 역에는 조이 코핀저가 얼터네이트(제한된 회차만 맡는 배우)를 소화하고 있다.

1막 마지막 부분 엘파바가 부르는 '중력을 벗어나(디파잉 그래비티·Defying Gravity)'는 단연 작품의 하이라이트다. 코핀저는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감정을 끌어 올린다. 이때 하늘을 나는 '마법 같은' 연출도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1막에서는 엘파바가, 2막에서는 글린다가 부르는 '그 소녀는 내가 아냐(I'm Not That Girl)', 엘파바와 글린다가 진실된 우정을 확인하고 부르는 '널 만났기에(For Good)'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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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키절 '위키드' 공연 장면. (사진=Jeff Busby, 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려한 무대와 넘버 못지않게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도 묵직하다.

엘파바는 초록색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고, '악한 마녀'로 낙인찍힌다. '다름'을 대하는 우리의 시선도 되돌아보게 하는 부분이다.

극 중 딜라몬드 교수가 외치는 "보이는 것만이 진실은 아니야"라는 말도 가벼이 넘기기 어렵다.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오즈의 마법사'와 연결되는 고리를 찾는 재미도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위키드'는 10월26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된다. 이후 11월 부산, 내년 1월 대구 공연을 이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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