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대부업체 늘려야…日처럼 은행 편입 방법도[불법사금융 OUT③]
대부업체 8000여개 중 절반이 라이선스만…우수 업체는 20여곳 불과"대부업 명칭 바꾸고 유인책 줘야, 일본처럼 은행 자회사 편입 방법도"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합법적인 우수 대부업체를 제도권 금융시장 안으로 안착시키고 인센티브를 부여해 활성화하는 것이, 저신용자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이동함으로써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오는 22일부터 시행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 개정안과 관련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이 입을 모았다. 대부업법 개정안은 연 이자율이 60%를 넘는 계약을 무효화하고, 등록 대부업자의 자기자본 요건을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자율이 연 60%를 넘는 계약의 대출은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지 않아도 된다. 지방자치단체 대부업 등록을 위한 자본금 요건은 개인 1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법인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자본금 요건이 없던 대부중개업은 온라인 1억원, 오프라인 3000만원으로 등록 요건이 강화됐다. 이에 대해 20일 안용섭 서민금융연구원 원장은 "현재 8000여개 업체 중 실질적으로 대부 잔액이 있는 곳이 절반 정도"라며 "나머지는 라이선스만 갖고 고객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등 불법적으로 활용될 소지가 있는데 이번에 자본금 요건이 올라가면서 업체 수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안 원장은 "반면 연 이자 60%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카오톡 대출 등으로 흔적을 남기지 않고 더 지하로 숨는 풍선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면서 "돈이 필요한 저신용자는 다른 방법이 없어 일단 빌릴 수밖에 없고 약자의 입장으로 고발이 어려운데, 제도 정비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대처를 할 수 있는 시장 환경 조성이 선행 내지는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대부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등록 대부업자(대부중개업자 포함) 수는 8182개로 집계됐다. 대출잔액은 12조3348억원, 대부이용자는 70만8000명 규모다. 1인당 대출액은 1742만원, 개인신용대출금리는 18.1% 수준이다. 서민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설문조사 대상자 1538명 중 72.3%는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급전을 구할 방법이 없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71.6%에 달했다.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대부이용자의 경우 지난해 신규로 약 2만9000∼6만1000명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했고, 불법 사금융 이용금액은 약 3800억∼79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연구원은 탄력적 최고금리제 도입, 대부업 명칭 개선, 우수업체 유인책 등으로 시장 기능을 회복하고, 대부업의 서민 금융 안전망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안 원장은 "현재 우수 대부업체는 20여개에 불과한데 잘 하는 곳은 소비자금융이나 생활금융 등으로 명칭을 바꾸고, 조달 비용을 낮추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며 "우수 업체가 많이 나올 수 있도록 시장을 양지화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불법 사금융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적게 들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을 보면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대형 금융그룹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 그룹(MUFG), 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그룹(SMFG) 등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고신용자부터 저신용자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캐피탈과 비슷하게 운영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위축된 대출시장 접근성이 제고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은행은 물론 저축은행, 증권, 자산운용사 등 다른 업권들은 정부가 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해 장려하는 정책을 펴는데 대부업에는 주홍글씨가 씌워져 있다"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인데 불법 사금융으로 가면 수백%가 넘는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처럼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나중에 사후약방문으로 해결하는 것보다는, 사전에 예비 단계에서 저신용자들이 최대한 사금융으로 가지 않도록 최후의 보루 환경을 만드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