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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도 자동차도 담보로…'불황형 대출' 어쩌나[6.27 대출 규제 한달②]

등록 2025-08-16 10:00:00   최종수정 2025-08-19 15: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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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시중은행, 예금담보대출 이달만 1400억 증가…전월보다 3배 급증세

자동차담보대출 신청 일평균 2000건 넘어…대부업체서 밀려 불법사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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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기아 인증 중고차, 오프라인 방문 예약 서비스 런칭 (사진=기아) 2024.2.2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 이후 추가 대출이 막힌 자금 수요가 예금이나 자동차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으로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 1금융권과 2금융권에서 밀려 대부업체로 향하고, 이마저 거절당해 불법 사금융을 이용할 수밖에 없게 되는 취약계층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예금담보대출은 13일 기준 6조190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조504억원에서 이달 들어 1399억원 불어난 규모다. 이미 7월 한 달간 증가폭(480억원)의 3배 가까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6·27 규제로 주택담보대출이 6억원, 신용대출이 연소득 범위 이내로 제한되면서 추가 대출이 막힌 자금 수요가 예담대로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담대는 예치금 등을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신규 실행 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보유한 자동차를 담보로 급전을 빌리는 등의 불황형 대출도 늘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저축은행 업권의 개인 자동차담보대출 신청은 일평균 2281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5월 일평균 1443건 대비 58%(838건) 급증한 규모다.

대출 비교 플랫폼 핀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차담대 한도 조회는 1318만여 건에 달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앞서 분기별 차담대 한도 조회는 지난해 3분기 854만건에서 4분기 1040건으로 1000만건을 넘어선 바 있다. 올해 1분기 1301만건으로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핀다 관계자는 "현재 회원수가 30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들 중에서 차담대 한도를 중복 조회한 건수를 집계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의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부업체 대출잔액은 12조334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말 12조2105억원 대비 1243억원(1.0%) 증가한 규모다. 대부업자(대부중개업자 포함) 수는 8182개, 대부이용자는 70만8000명에 이른다. 1인당 대출액은 1742만원으로 상반기말(1711만원) 대비 1.8%(31만원) 늘었다. 개인신용대출금리는 18.1% 수준이다.

서민금융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개인신용평점 하위 50%에 해당하는 대부이용자의 경우 지난해 신규로 약 2만9000∼6만1000명이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법 사금융 이용금액은 약 3800억∼79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설문조사 대상자 1538명 중 72.3%는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법인 줄 알면서도 급전을 구할 방법이 없어서 불법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는 응답 비율은 71.6%에 달한다. 금융업계에서는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조치로 총량이 안정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동시에 고금리 고위험 대출로 밀려나는 금융 취약계층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실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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