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게 양보하지 않았다"-WSJ 칼럼니스트
트럼프 아르메-아제르 평화 중재로 푸틴 압박미중 무역 협상으로 중국 대러 지원 위축 가능성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대러시아 정책이 매우 복합적이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호응하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의 압박이 작용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 월스트리저널(WSJ)의 객원 칼럼니스트인 월터 러셀 미드 미 허드슨 연구소 석좌연구원은 18일(현지시각) “트럼프의 눈부신 외교 정책(Trump’s Stunning Foreign Policy)”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그같이 주장했다. 다음은 칼럼 요약. 지난 15일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많은 논평가들이 트럼프가 푸틴에게 비겁하게 양보했다며 격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곧바로 백악관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따듯하게 맞이했고 유럽 지도자들과 우정을 과시했다. 트럼프의 행보에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으나 놀랄 일이 아니다. 러시아와 미국의 관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처럼, 중요하지만 감정이 개입되면서 오해 받는 일이 잦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국이 막대한 무기를 소련에 지원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파트너가 아니었으며 양국 관계는 주로 지정학, 문화, 이데올로기에 좌우돼 왔다. 러시아가 알래스카를 미국에 팔았던 이유는 영국이 북미 식민지를 알래스카로 확대하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 1,2차 세계 대전 동안에도 독일이 유럽을 지배하는 것을 막으려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했다. 그러나 2차 세계 대전 뒤 냉전 시대에 미국은 소련이 유럽과 아시아를 지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련에 맞섰다. 현재 미국에서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위협하는 러시아가 미국의 안보도 위협한다는 견해가 주류다. 반면 러시아를 유럽에 대한 위협이라는 관점으로 보기보다 중국을 견제하는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소수 의견으로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푸틴의 비판자들이 미국 등 서방과 관계를 개선해야 중국이 제기하는 장기적 위험에 대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처럼 미국과 러시아의 지정학적 관계는 극도로 복잡하다. 알래스카 정상회담을 두고 서방의 많은 평론가들이 트럼프가 푸틴에게 엄청난 양보를 했다고 비난한다. 푸틴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에 트럼프 정부가 개입해 평화 협정을 맺도록 중재하면서 소련 영토를 되찾으려는 푸틴의 전략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두 나라의 합의는 중앙아시아의 석유와 가스가 서방 시장으로 수출되는 것을 막아온 러시아의 능력을 끝장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나아가 중국이 갈수록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앙아시아 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약화시킬 우려마저 있다. 러시아는 또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관계를 개선할 것인지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지원해왔다. 이제 푸틴은 경제난에 처한 중국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축소할 것인지 신경 써야 한다. 트럼프는 유럽 동맹국들을 상대로 여러 번 자신의 의지를 관철했다. 그럼에도 유럽의 지도자들은 트럼프의 리더십을 과장되게 칭찬한다. 트럼프를 설득해 자신들 편에 서도록 하는 것만이 유럽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프랑스 대통령을 ”에마뉘엘“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자 마크롱 대통령이 선생님의 호명에 답하는 학생처럼 ”대통령 각하“라고 답했다. 트럼프가 원하는 대로 해준 것이다. 트럼프가 유럽 지도자들을 길들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