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정치일반

[李취임 100일]⑦정청래·장동혁 여야 강대강 대치…험난한 여야 협치

등록 2025-09-10 05:00:00   최종수정 2025-09-10 09:44:25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정청래, 국힘 향해 '내란 청산' '정당 해산' 공세 계속

장동혁, '이재명 정권 끌어내리겠다'며 대여 투쟁 강조

이 대통령-여야 대표 회동에서 악수한 이후에도 강대강 대치

국회 운영 전반에서도 충돌 반복…상당 기간 대치 이어질 듯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 앞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악수 모습을 보며 밝게 웃고 있다. 2025.09.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일성으로 '협치'를 제안했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맞은 시점에서 여야는 강대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모두 강경 성향이어서 협치를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오찬 회동도 했지만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은 물론 당대표 취임 이후에도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규정하고 사과와 반성 없이는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하고만 악수하겠다'며 송언석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는 악수도 하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장동혁 대표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잘 된 것인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헌법재판소 파면이 잘못인지 ▲무고한 시민에 대한 살인계획이 적힌 노상원 수첩에 찬성하는지 등에 대한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 수락연설에서 "모든 우파시민과 연대해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는 데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대여 전면전을 선언했다. 협치하려면 국민의힘이 더 강해져야 한다며 '선(先) 단일대오 후(後) 협치' 기조도 제시했다.

장 대표는 중도에 있는 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보수정당을 만들겠다고도 밝혔다. 설익은 '좌클릭' 보다는 대여 투쟁을 통해 중도층에게 선택을 받겠다는 취지다.

정 대표와 장 대표는 8일 이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간 오찬 회동에서 처음으로 악수를 하고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했지만 순항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두 사람은 한 목소리로 여야 간 대화 복원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정 대표는 내란 종식 협조를, 장 대표는 특검·내란특별재판부 재의요구권 행사를 언급하면서 현안에 대한 뚜렷한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장 대표는 "오늘 제가 정 대표하고 악수하려고 당대표 되자마자 마늘하고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미처 100일이 안 됐는데, 오늘 이렇게 악수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가 '사람하고 악수한다'고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악수하지 않겠다는 말을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정 대표는 "프랑스공화국이 관용으로 건설되지 않았듯이 대한민국도 적어도 내란과 외환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다스려야 한다"며 "오늘 여야가 만난 만큼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들은 국민들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하고, 내란 종식에 서로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와 악수한지 하루만인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도 내란 종식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에 간곡히 제안한다"며 "내란과 절연하라. 내란의 늪에서 빠져나오시라. 국민들에게 '우리가 잘못했다'고 진정 어린 사과를 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며 "내란의 확실한 청산만이 진심으로 화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고 했다.

여야는 국회 운영 전반에서 충돌을 반복하고 있다.

민주당은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2차 상법 개정안을 국민의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수적 우위를 내세워 강행 처리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섰지만 의석수의 한계를 넘지 못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민주당이 검찰청을 폐지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 수사 인력을 늘리는 3대 특검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의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고 있어 '여당 주도 법안 상정→야당 필리버스터→여당 강행 처리'라는 충돌의 쳇바퀴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정례적으로 이뤄졌던 여야 원내대표 회동은 중단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등 쟁점 상임위는 대치의 장이 됐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의 나경원 간사 선임 안건을 미상정했다는 등의 이유로 국민의힘으로부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3대 특검법 개정안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구를 수적 우위를 내세워 무력화하기도 했다. 여야 합의 불발로 국무위원 인사청문회가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되는 것도 일상이 됐다.

다음달 이뤄질 국정감사도 여야간 대치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전 정권인 윤석열 정부,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의 과오를 집중 부각하겠다고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청산'만 강조하고, 국민의힘은 대여 투쟁만 강조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여야 충돌은 상당 기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