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피어난 '카네이션'…"피나 바우쉬 본질은 무경계성"
6~9일 LG아트센터 서울, 14~15일 세종예술의전당25년전 한국 초연 주역들과 젊은세대 무용수 무대이현정 "이번엔 9천송이…피나의 계승 보게될 것"
"피나 바우쉬와 작업한 것을 가지고 새로운 세대가 자기 것으로 이해해서 자기 작품을 만들어가는 것이 곧 피나를 미래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나영 리허설 어시스턴트) 피나 바우쉬의 대표작 '카네이션' 서울 공연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탄츠테아터 부퍼탈 제작진들은 4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피나 바우쉬의 철학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에드워드 폴 마르니테스 리허설 디렉터는 "우리가 예술가로서 굉장히 진실된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야 한다"며 "우리의 삶과 현실을 반영하는 인간의 관계성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늘 무용수들에게 스스로 자신의 본연의 모습이 무대에서 보여줘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네이션'은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25주년을 맞아 한국 무대에 다시 오른다. 피나 바우쉬는 '탄츠테아터'(Tanztheater·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허물고 두 장르의 요소를 융합)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20세기 공연예술의 흐름을 바꿨다고 평가받는 현대무용계의 혁신적 안무가다. 1973년 부퍼탈 시립극장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그는 단체명을 '탄츠테아터 부퍼탈'로 바꾸고 36년간 총 44편의 작품을 발표하며 무용극(Tanztheater)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카네이션'은 1982년 초연된 작품으로 피나 바우쉬의 대표작이자 탄츠테아터의 정수를 보여주는 초기 걸작이다. 9000송이 카네이션으로 뒤덮인 무대는 초연 후 40년이 넘도록 전 세계 관객에게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널리 사랑받아왔다. 이 작품은 2000년 LG아트센터 개관작으로 소개돼 당시 국내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제가 독일에 갔을 때 피나 바우쉬를 잘 몰랐다. 그런데 친구들 중에서 바우쉬 때문에 학교에 온 사람들이 많았다"며 "처음 본 공연이 카네이션이었는데 발레를 배운 사람으로서 그 무대 위에서 그렇게 많은 일들이 일어났던 것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고 회고했다. 이어 "처음 봤을 때는 사실 무엇을 봤는지 잘 모르겠더라. 그러다 제가 다시 공연을 보러 가면서 피나 바우시에 대해서 더 알고 싶었다. 그런데 굉장히 충격받은 것 중에 하나는 '우리는 다르기 때문에 아름답다'라는 피나의 말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지금 피나를 만났으면 아마 작업을 달리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사실 피나는 많은 얘기를 해주지는 않는다. 어떤 주제를 주면서 저희가 스스로 생각하고 무엇을 하길 원한다. 그게 처음엔 참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렇게 같이 작업했던 모든 것들이 제가 작업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무대에는 1980년대부터 활동해온 기존 무용수들과 2019년 이후 합류한 젊은 세대가 함께 무대에 함께 오른다. 바우쉬 생전에 함께 작업했던 안드레이 베진, 아이다 바이네리, 에디 마르티네즈, 김나영, 실비아 파리아스가 참여한다. 이 가운데 실비아를 제외한 4명은 25년 전 '카네이션'의 한국 초연 무대에도 올랐던 주역들이다. 이번 투어에서 베진과 바이네리는 무용수로, 마르티네즈와 파리아스는 리허설 디렉터로서 과거의 기록과 기억을 바탕으로 피나 바우쉬의 유산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창조하는 주요 역할을 맡는다. 무용단에서 오랫동안 무용수로 참여했던 김나영은 이번 내한에 리허설 어시스턴트로 참여한다.
이어 "25년이 지나서 이 작품을 다시 무대에 올리는 이유는 젊은 관객들이 보고 싶다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 출연하는 무용수 중에선 2명 정도 제외하고, 새로운 무용수들이다. 피나 바우쉬가 어떻게 세대를 넘어서 계승되는가를 나누는게 의미있어 작품을 다시 공연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다니엘 지크하우스 예술감독 및 운영총괄은 "우리와 함께 오랫동안 활동한 오랜 단원들 그리고 굉장히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창작진들이 젊은 무용수 젊은 댄서들에게 그들의 경험을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드워드 폴 마르티네스 리허설 디렉터는 "저희가 부퍼탈에 합류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에게서 많이 배운다"며 "그런데 피나 바우쉬는 새 역할을 수행하는데, 다른 사람을 모방하거나 복제하기를 원치 않았다. 저도 리허설 디렉터로서 각각의 무용수 들이 갖고 있는 것들이 공연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25년 만에 귀환하는 '카네이션'은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 이어 14일부터 15일까지 세종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