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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차기 대표 공모 돌입…'CEO 낙하산 논란' 이번엔 고리 끊을까

등록 2025-11-05 14:40:51   최종수정 2025-11-10 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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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6일까지 후보자 공개 모집…연내 최종 후보 1인 확정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된 대표 교체 논란…경영 불연속성 심화

해킹 사고 수습 및 조직 안정화 요구…전문성 갖춘 리더십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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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KT가 4일 이사회를 열고 무단 소액결제 사고 관련 전 고객 대상 유심(USIM) 교체 여부 및 김영섭 대표 거취를 결정한다. KT는 이날 이사회에서 차기 대표이사 선임 추진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4일 서울 종로구 KT 본사의 모습. 2025.11.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KT가 차기 대표이사(CEO) 선임 절차에 공식 돌입한다. 김영섭 KT대표는 최근 발생한 무단 소액결제 사고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를 공식화했다. 이에 따라 KT는 내년부터 향후 3년간 회사를 이끌 새로운 후임자를 찾아야 한다.

◆ KT 차기 CEO 공모 시동…어떻게 뽑나

 KT는 오는 16일까지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공개 모집한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전날인 4일 차기 CEO 선임 절차를 확정, 연내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신임 CEO의 임기는 2029년 정기 주주총회까지다.

차기 CEO 선임 작업은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한다. 추천위는 외부 전문기관 추천, 공개 모집, 주주 추천(전체 주식의 0.5% 이상 6개월 이상 보유 주주), 사내 후보로 후보군을 구성한다.

KT는 응모자격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지식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와 협력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역량 ▲글로벌 시각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리더십 역량 ▲산업 환경 변화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시장·기술에 대한 전문성 등을 제시했다.

사내 후보는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 부사장 이상 직급, 경영 전문성 및 KT 사업 이해도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최종 후보는 주주총회 결의로 선임되며, 출석 주주 의결권 5분의 3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임기 동안 실적 개선과 사업 구조개편 성과를 내면서 연임이 유력시됐던 김영섭 KT 대표는 이사회에 차기 CEO 공모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 차기 CEO 누가 거론되나

공모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차기 CEO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은 이미 공모 전부터 흘러나왔다.

우선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과 김태호 전 서울교통공사 사장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박 전 부문장은 2022년 KT 사장 공모 당시 김영섭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와 함께 후보 3인에 올랐던 인물이다. 김 전 사장은 23년간 근무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 역시 후보군으로 꼽힌다. KTH 부사장 출신으로, 현재 대통령 소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공공AX분과장을 맡고 있다. 이 외 주형철 SK컴즈 전 대표, 홍원표 전 SK쉴더스 부회장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사후보추천위는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KT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 CEO 잔혹사 악순환 고리 끊었지만

업계는 김영섭 대표가 자발적으로 연임 도전을 포기한 만큼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됐던 CEO 잔혹사는 이번에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뚜렷한 주인없는 소유분산기업이다. 외국계 투자펀드·국민연금 등 재무적 투자자가 10% 안팎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해왔지만, 이사회나 경영진에 제 목소리를 낼 만한 주주는 없었다. 지난해 3월 국민연금이 보유지분 일부를 매각해 2대 주주였던 현대차 그룹이 KT 최대 주주(8.07%)가 됐지만, 현대차는 "비자발적으로 된 것"이라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이같이 취약한 지분구조는 KT가 정권 교체기마다 정치적 외풍에 시달려온 이유다. 민영화된 지 23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KT CEO직을 정권의 전리품 정도로 바라보는 인식이 많다. 정권이 바뀐 후 CEO가 자리에 욕심을 내면 정치권에서 사퇴 압박을 받아야 했고, 경우에 따라서는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졌다.

2002년 KT 민영화 이후 이용경, 남중수, 이석채, 황창규, 구현모 등 5명이 CEO 자리에 올랐지만, 이들 중 연임에 성공해 임기를 완주한 인물은 황창규 전 회장이 유일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취임한 남중수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출범 후 배임 혐의로 구속됐다. 이석채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취임해 박근혜 정부 시절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받았고 결국 사퇴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취임한 구현모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에서 연임을 시도했지만, 정권의 압박에 스스로 후보직을 사퇴해야 했다. 당시 사태로 KT CEO로 온 김영섭 현 대표의 경우에도 무단 소액결제 사고를 전후로 집권당으로부터 책임론이 제기돼왔던 상황이다. 업계에선 김영섭 대표가 연임 도전을 포기한 배경에는 무단 소액결제 사고에 따른 경영 책임보다는 이같은 리스크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당장 김 대표의 연임 포기로 악순환의 고리는 끊었지만 그를 제외한 CEO 공모 과정에서 정치적 외풍이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 “AI 시대 뒤처질 수 없다”…KT 본원적 경쟁력 회복 목소리


업계에서는 이번 CEO 선임이 KT의 미래를 좌우할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전문성과 내부 이해도를 갖춘 인물 선정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KT는 2023년 6월 임시주총에서 CEO 자격요건에서 ICT 전문성을 삭제하고 산업 전문성으로 범위를 확대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전문성을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심화된 내부 동요와 해킹 사태 등으로 흔들린 KT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이해하고 KT의 본원적 경쟁력을 빠르게 복구시킬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직 KT 한 임원은 “전문성에 대한 자격요건을 엄격해야 적용해야 한다”면서 “급변하는 기업환경 속에서 KT의 체질을 단기간에 회복시킬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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