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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죄고' 中 '풀고' 엇갈린 G2 통화정책…국내증시 영향은?

등록 2015-09-01 06:31:39   최종수정 2016-12-28 15: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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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5.18포인트 내린 1,932.49로 거래가 시작된 31일 오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15.08.31. [email protected]
美 Fed 부의장, 9월 기준금리 인상 시사 中, 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 0.25%p 인하 "영향 안커" vs "强달러·弱위안 기조강화"

【서울=뉴시스】 한상연 기자 = 세계경제의 핵심인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통화정책을 펴고 있다. 한쪽에서는 돈 풀기를 중단한데 이어 돈줄을 조일 움직임이고, 다른 쪽에서는 돈을 푸는 조치로 맞서고 있어 국내증시에 미칠 파장도 예측이 쉽지 않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두고 미국은 인상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고, 반면 중국은 경기 부양을 위해 이미 금리인하를 결정한 상태다.

 통상 기준금리는 각국이 자국 경제 상황에 따라 인상과 인하를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조절하는 통화정책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 때문에 증시 상승과 하락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G2인 미국과 중국이 이 기준금리 인상과 인하를 두고 전혀 다른 선택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스탠리 피셔 부의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물가 상승률이 2%로 돌아갈 때까지 긴축을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해 내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을 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차이나 쇼크로 연말 혹은 내년초로 미뤄질 것이라는 금리인상의 불씨를 다시 9월로 되살린 셈이다.

 이와는 반대로 중국은 앞서 지난 25일 경기 성장 둔화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판단에서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지급준비율(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금액의 비율)은 0.5%포인트 낮췄다.

 이를 두고 현재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전 수준까지 경기가 회복됐기에 금리인상을, 반면 중국은 고속성장을 마감하고 경기둔화가 뚜렷해지고 있어 금리인하를 결정했다는 분석에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동시에 다른 결정을 내린 데 대한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엇갈리는 분석이 나오는 양상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인하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된다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라며 "반대로 미국이 금리인상을 했을 때 국내에 유입된 자금이 유출될 것이라는 견해 또한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중국의 금리인하로 흘러들어오는 자금도,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이탈할 자금도 많지 않아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초기에는 국내시장에 다소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금리인하보다는 미국의 금리인하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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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4.75포인트 내린 1,932.92로 거래가 시작된 31일 오전 서울 명동 외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같은 시각 원달러 환율은 10.80원 오른 1,184.4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15.08.31. [email protected]
 김 연구원은 "이미 지난 4월 말부터 국내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우리나라는 신흥국 중에서도 투자자들에게 인식이 좋은 만큼 금리인상 초기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딛고 차츰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서 나타난 외국인 자금 이탈로 인해 최근 코스피지수가 1800포인트 선까지 내려앉은 상황이 벌어졌지만, 이는 예방주사를 맞은 것으로 봐야할 것"이라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추가적인 하락 파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교보증권 김형렬 연구원 역시 "국내 지수는 현재 선제적으로 반영돼 있다"라며 "이달에 보인 모습이 다시 재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의 인접국이자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금리인하 결정이 미국 금리인상보다 국내시장에 미칠 영향력이 더 유효할 것이며 이로 인해 국내증시가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유진투자증권 박석현 연구원은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중국 상황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라며 "경제 여건상 미국과 중국이 상반된 통화정책을 내놓고 있는 현재 다소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상황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금리인하가 동시에 전개될 경우 현재도 첨예한 환율문제가 더 크게 부각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중국의 금리인하가 동시에 이뤄지면 두 나라의 금리 차가 지금보다 더욱 벌어지게 돼 환율문제가 지금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라며 "계속되고 있는 달러 강세와 더불어 세 차례에 걸쳐 단행된 평가절하로 인해 발생된 위안화 약세 기조가 향후 더 강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위안화 약세 두 요인 모두 국내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가장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 연구원은 "달러 강세가 강화될 경우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더 하락하게 돼 신흥국의 자산 가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는 데다, 위안화 약세가 강해지게 되면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환율상승)하는 문제가 발생해 이중고를 겪을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분명 미국 금리인상과 중국 금리인하는 우리나라에 불리한 여건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증시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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