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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부동산 전문가' 김현아 의원 "정부 규제, 적절했다"

등록 2016-11-04 13:53:14   최종수정 2016-12-28 17: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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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정부의 이번 부동산 규제 대책이 예상보다 세지는 않았다. 생각한 범위 내에서 적절하게 이뤄졌다."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에서 부동산 전문가이자 새누리당 주택 정책을 이끄는 김현아(47) 의원을 만났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서 20년 넘게 주택 시장을 연구해 온 김 의원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분양 현장에서 발로 뛰며 직접 발굴한 정보를 공개하는 등 전문가다운 행보를 보여 주목받고 있다.

 이날 정부는 서울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와 경기 과천시 등에서 분양권 거래를 사실상 전면 금지하는 강도 높은 규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한 재당첨 제한, 1순위 자격 축소 등 청약규제를 다수 망라해 청약 시장을 강력하게 옥좼다.

 김 의원 역시 이번 정부 정책이 과열한 청약 시장을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분양권 전매 시장에 워낙 많은 사람이 들어왔고 유통 속도가 너무 빨라 이번 정책이 분양권 전매 시장을 진정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음성적으로 이뤄지는 불법 거래를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는 사실에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그는 "분양권이 팔리지 않아도 자금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 청약 시장에 들어오게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불법 전매에는 정부가 상시 감독을 나가는 것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어 전매 기간을 늘린 것이 크게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김 의원은 이번 국감 때 분양권 불법전매가 이뤄지는 수도권 지역 '떴다방'에 직접 잠입해 확보한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과열한 분양 시장에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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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04.  [email protected]
 그는 "수도권 분양 현장을 갔는데 당연하다는 듯 분양권 불법 전매를 알선하고 있었다"면서 "거래할 때 어떤 서류가 오가는지 입수를 해봤는데 민법상으로 문제가 없는 완벽한 서류를 갖추고 있었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 의원은 분양권 전매 거래소를 만들어 거래를 투명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불법 전매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는데 전매 제한 기간을 늘리는 것은 단기적인 대책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특히 이번 규제 대책이 나온 타이밍에 대해서는 오히려 시기가 조금 늦었다고 봤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 시장이 정부 정책을 핑계로 삼을 수 있는 탓이다. 

 김 의원은 "이번 대책이 아니더라도 이미 부동산 시장 호황기가 지났기에 내년부터는 침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올해 초 미리 청약 시장을 규제했으면 시장 과열도 막고 시장이 침체하더라도 정부가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을 받지 않았을 것"이라고 짚었다. 

 부산 지역이 전매 제한 대상지에서 빠진 것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도 지역마다 온도 차가 심했던 만큼 이미 문제가 되는 지역에는 규제가 이뤄졌다는 판단이다.

 김 의원은 "문제가 아닌 지역까지 규제가 들어가면 정상적으로 진행하는 신규 주택 분양 시장이 위축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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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6.11.04.  [email protected]
 재건축사업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를 제외한 것에 대해서는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분석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재건축 사업이 오랜만에 가동한 상황에서 이마저 묶어 놓으면 거래 자체가 동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지위 양도는 거래 비용이 많이 들어가므로 일반 투기꾼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면서 "조합원 지위가 거래되지 않을 경우 조합원이 조합에 매도 청구를 요구할 수 있는데 그게 다시 조합에 부담을 줘 조합원이 부담할 사업비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쉽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앞으로 경제 상황을 봐서 규제를 확대할지 등 경중을 조절하는 정책이 있을 수 있으나 내년에 대선이 있어 강력한 대책이 추가로 나오기 힘들 것"이라면서 "기존 정책인 행복주택의 목표 물량을 맞추거나 입지를 선정하는 등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미 다양한 영역에서 입법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주택 임대차보호법과 건축법, 도시 재생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외에도 공인중개사가 허위 매물을 올리거나 중개했을 때 처벌하는 조항을 넣고 상가 임대차 보호법 등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또한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주거 환경 변화에 따라 청년 주거뿐만 아니라 노인 1인 가구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적인 연구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부동산 시장의 큰 틀을 바꾼다기보다는 아직 작은 부분이지만 그동안 시장에 필요했던 법안을 조금씩 손대고 있다"면서 "법안을 개정하기 위해 별도로 연구하고 조사하는 아이템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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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새누리당 김현아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시스와의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6.11.04.  [email protected]
 이어 "저출산·고령화·저성장 시대가 오면 부동산 관련 제도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 오히려 부동산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기회가 올 것이다"며 "금융과 결합한 간접 투자를 활성화하거나, 도시 재생을 통해 지역 가치를 높이는 등 제도적인 수정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김 의원은 이념을 벗어난 부동산 정책을 만들기 위해 법안을 발의할 때마다 야당 의원들과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의원들이 다들 바빠 만나기가 쉽지 않아 다른 의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깨닫고 있다.

 그는 "밖에서 보면 국회에서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한 국회의원이 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299명이나 되는 동료 의원이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면서 "부동산 전문가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영역이 있다. 남들이 큰 것에 몰두하다 놓치는 영역을 제가 수습해 보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의원은 임기 동안 작은 것들을 변화시켜 조금씩 세상을 바꾸는 정치를 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많은 사람이 작은 것을 소홀히 생각하지만 내가 먼저 바꾸면 또 누군가가 뒤따라 바꾸고…. 그러다 보면 균열이 커지면서 큰 변화가 생길 것이라 믿는다. 제 모토가 '용기를 줄 수 있는 작은 길'이라는 뜻의 '용작로'다. 남은 정치 활동의 목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구멍을 내는 용기를 내는 것이다."

 ◇김현아 의원은  1969년생으로 경원대 도시계획학과와 동 대학원(도시계획학 박사)을 졸업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제연구실 실장, 서울시 주거환경개선 정책자문위원, 기획재정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위원. 국민경제자문회의 민생경제분과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제20대 국회의원(새누리당 비례대표)으로 봉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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