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4살짜리도 민주당 해킹 가능"…어산지 인용하며 러 개입 부정
CNN방송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줄리안 어산지는 ‘14살짜리라도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던) 존 포데스타를 해킹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렇게도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는 부주의한가?’ 어산지는 또한 러시아로부터 정보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라고 힐난했다. 러시아의 해킹 의혹보다는 DNC의 허술한 보안체계를 조롱한 것이다. 같은 날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른바 '러시아 해킹'에 대한 '정보' 브리핑이 금요일(6일)로 연기됐다"며 "아마 사건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아주 이상하다"고 비아냥거렸다. 이에 앞서 3일 폭로전문매체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어산지는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두 달 동안 계속해서 (민주당 이메일) 출처가 러시아 정부나 다른 국가가 아니라고 말해 왔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 캠페인 기간 중 폭로했던 DNC 해킹 자료의 출처는 러시아가 아니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어산지는 당시 이메일 해킹 정보를 어떤 경로로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7월과 10월 DNC 인사들과 포데스타의 이메일 해킹 정보를 폭로했다. 공개된 이메일에는 DNC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클린턴의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불리하게 경선을 운영한 정황 등이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켰었다. 지난해 위키리크스의 폭로와 관련해 미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한 17개 미국 정보기관들은 공동 성명서를 통해 러시아가 DNC 해킹 음모를 획책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트럼프는 지난해 9월 26일 뉴욕 햄스테드 소재 호프스트라대학에서 벌어진 대선 1차 TV토론에서 “러시아가 해킹을 했는지 다른 누가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 중국일 수도 있다. 아니면 몸무가 400파운드(약 181kg) 나가는 누군가가 침대에 앉아서 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날 기자들에게 "화요일(3일)이나 수요일쯤 (러시아 해킹 관련 정보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정보국(DNI) 등으로부터 러시아 해킹과 관련된 사실들을 보고 받게 될 것이라는 말이었다. 그러나 트럼프에 대한 정보기관들의 브리핑은 6일로 연기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정보기관들이) 아마 사건을 구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모양이다. 아주 이상하다"라고 비아냥거렸다. 정보기관들이 러시아 해킹의 증거를 갖고 있지 않아 고의로 브리핑을 미루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나 관련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들은 트럼프에게 러시아 해킹과 관련된 브리핑 하는 일정을 잡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러시아 해킹 관련 보고서는 아직 완성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에게도 브리핑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이었다. 한 정보기관 고위 관계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3일 예정돼 있었던 정보기관의 보고가 취소됐다고 주장하지만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트럼프가 머물고 있는 뉴욕으로 가는 일정을 잡은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트럼프는 3일 기밀 정보 일일 브리핑을 받았지만 여기에는 러시아 해킹과 관련된 깊은 정보는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GRU와 FSB 등 정보기관 2곳에 대한 제재도 명령했다. 또한 GRU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도 제재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GRU 국장인 이고르 코로보프 중장을 포함한 4명의 GRU 관계자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한 엘렉세이 벨란과 예브게니 보가체프 등 최근 수 년 동안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 범죄혐의로 수배를 해 온 러시아인들도 제재 대상 명단에 이름을 을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을 겨냥해 “이번 해킹은 러시아 정부의 최고위층과 직접 관련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조치들이 러시아의 공격적인 행위에 대한 대응의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해 추가 제재가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35명의 러시아 외교관들에게 외교상 기피인물을 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를 선언했다면서 그들은 72시간 이내에 미국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와 관련해 트럼프는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가 더 크고 더 좋은 것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트윗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조치에 대해 보복을 하지 않은 푸틴 대통령의 행동을 칭찬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