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재' 부른 안전불감증①]안이한 안전의식이 부른 사고

등록 2017-02-21 08:5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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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4일 오전 경기도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 화재가 발생해 건물내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다. 2017.02.04. (사진= 독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1. 2월4일 오전 11시1분께 경기 화성시 반송동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인 메타폴리스 상가동 B블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7대와 소방관 112명을 동원해 이날 오후 12시13분께 이를 진압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날 불은 3층 어린이 놀이시설 '뽀로로파크' 철거 작업 현장에서 일어났다. 철거를 위해 용단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주변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발화했다.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으나 이 사고로 사상자 50여 명이 발생했다. 철거 작업을 하던 현장소장 이모(62)씨와 작업자 정모(49)씨, 약 30m 떨어진 피부관리실에서 있던 손님 강모(50)씨와 직원 강모(27·여)씨 등 4명이 숨졌다. 소방과 경찰은 이들이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 안에 있었으나 발화 후 무사히 대피한 고객과 직원, 인부 중에도 47명이 연기를 마셔 부상했다.

 화재로 264㎡(80평) 규모 뽀로로파크는 전소했고, B블럭은 물론 통로로 연결된 상가동 A블록 내부에도 유독가스가 가득 찼다. 유독가스가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일주일 넘도록 상가가 영업하지 못 해 상인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2. 2월8일 오후 9시54분께 인천공항을 이륙해 필리핀 클라크로 향하던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 LJ023편(B777-200ER 기종)에서 화물칸 화재 경고등이 감지돼 50분 뒤인 오후 10시44분께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무원 10명, 승객 325명 등 총 33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진에어에 따르면, 다행히 실제 화재 발생 등 상황이 아니라 화재 경고등 센서 오작동 때문이었다.

 진에어 측은 승객들에게 호텔 숙박이나 교통편을 제공하고 9일 오전 8시35분 발로 대체편을 준비해 재출발했으나 회항으로 인한 불안감과 애초 여정이 11시간이나 지연하면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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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시스】이정선 기자 = 5일 오전 경기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에서 국립과학수사대가 전날 발생한 화재에 대한 현장 감식을 위해 건물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11시 1분께 발생한 화성 메타폴리스 화재는 3층 어린이 시설 철거 작업이 이뤄지는 건설현장에서 발생해 4명이 사망하고 47명이 다치는 등 총 5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17.02.05.  ppljs@newsis.com
 문제는 회항 사태를 빚은 이 항공기가 같은 날 오전 0시40분 이미 문제를 일으켰다는 사실이다. 태국 방콕공항에서 인천으로 이륙하기 전 날개 근처에서 발생한 연기가 기체에 유입해 승객 392명이 긴급 대피했다. 승객 중 상당수가 연기를 흡입해 불편을 겪었다. 진에어에 따르면, 이 사건은 엔진 작동 전 보조 동력장치에서 일부 새어 나온 윤활유가 기화하면서 연기가 기내로 유입해 벌어졌다. 이 항공기는 정비 조치 등을 받은 뒤 예정보다 6시간25분 늦은 오전 7시5분 현지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100명 가까운 승객이 재탑승을 거부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3. 2월12일 오후 3시23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신평 방면 지하선로 내 당리역을 320m 앞둔 지점에서 전동차와 대형 환기구 설비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터널 옆 벽면에 임시로 고정돼 있던 대형 환기구 후드 덕트가 넘어지면서 선로를 침범했고, 때마침 역으로 진입하던 제1157호 전동차가 이 설비와 부딪혔다.

 사고가 나자 승객 150여 명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전동차 출입문을 수동으로 연 뒤 선로를 통해 지상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그러나 승객 A(60·여)씨가 유리 파편을 뒤집어써 머리를 다쳤고, 남자 중학생 1명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 부상했다. 대피 과정에서 70대 여성 1명이 손과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전동차 운전석 오른쪽 옆면과 객차 측면 유리창 10여 장이 파손됐다. 출입문 일부도 망가졌다.

 사고 수습 여파로 1호선 대티역~신평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열차 운행은 사고 수습을 마치고 오후 4시35분께 다시 정상화했다.

 이들 사고 3건은 올 2월에 차례로 일어났다. 사고 종류, 피해 규모 등은 각기 다르나 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한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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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하경민 기자 = 12일 오후 3시 22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당리역 200m 전 지점에서 환풍기가 넘어지면서 운행 중인 열차를 치어 전동차 유리창과 출입문 등이 파손됐다.  이 사고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승객 150여 명이 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7.02.12. (사진=부산소방본부 제공)  yulnetphoto@newsis.com
 동탄 메타폴리스 상가 화재는 안전 수칙을 제대로 지키면서 작업을 했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다.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철거현장 작업자들로부터 "용단 작업 시 주변 합판 등에 불이 붙으면 물을 뿌려 불을 끄면서 작업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합판 조각, 카펫 우레탄 조각 등 가연성 물질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지만, 작업자들은 이를 치우거나 방염포, 불티 비산 방지 덮개 등 안전 조치를 전혀 하지 않은 채 H빔 등 철 구조물을 산소용접기를 이용해 자르는 용답 작업을 벌였다.

 게다가 이 상가 관리사무소는 해당 철거 작업 과정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고객에게 불편을 줄 것을 우려해서인지 화재 발생 3일 전인 2월1일 오전 10시14분께 화재경보기, 유도등, 스프링클러 등을 수동으로 모두 끈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당시 상가 안에는 고객과 직원 등 120여 명이 있어 하마터면 초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 뿐만 아니다. 화재가 그나마 상가동에서 진화됐으니 망정이지 66층짜리 주거동으로 옮겨붙었다면 대재앙이 될 뻔했다.

 진에어 사건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긴 했으나 하루에 두 차례나 같은 항공기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즉, 오전에 승객 대피 소동을 일으킨 항공기를 그날 후에 바로 다른 비행에 투입한 것은 아무리 보유 항공기 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라고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진에어는 "보조 동력장치 문제와 센서 오작동 문제가 상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지하철 사고 역시 인명 피해는 경미했으나 아찔한 사고였던 것은 마찬가지다. 경찰과 부산교통공사 조사 결과, 시공업체는 전날 환기구 후드 덕트를 철거한 뒤 이날 지하철 운영이 종료한 뒤 새로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이를 임시로 고정시켰다. 그러나 열차가 운행하면서 발생한 진동과 바람으로 인해 이 설비가 넘어지면서 사고가 야기했다. 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ac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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