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재' 부른 안전불감증①]안이한 안전의식이 부른 사고
경찰 조사 결과, 이날 불은 3층 어린이 놀이시설 '뽀로로파크' 철거 작업 현장에서 일어났다. 철거를 위해 용단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주변 인화성 물질에 옮겨붙으면서 발화했다. 불은 1시간여 만에 꺼졌으나 이 사고로 사상자 50여 명이 발생했다. 철거 작업을 하던 현장소장 이모(62)씨와 작업자 정모(49)씨, 약 30m 떨어진 피부관리실에서 있던 손님 강모(50)씨와 직원 강모(27·여)씨 등 4명이 숨졌다. 소방과 경찰은 이들이 미처 건물을 빠져나오지 못한 채 연기에 질식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건물 안에 있었으나 발화 후 무사히 대피한 고객과 직원, 인부 중에도 47명이 연기를 마셔 부상했다. 화재로 264㎡(80평) 규모 뽀로로파크는 전소했고, B블럭은 물론 통로로 연결된 상가동 A블록 내부에도 유독가스가 가득 찼다. 유독가스가 밖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일주일 넘도록 상가가 영업하지 못 해 상인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 #2. 2월8일 오후 9시54분께 인천공항을 이륙해 필리핀 클라크로 향하던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 LJ023편(B777-200ER 기종)에서 화물칸 화재 경고등이 감지돼 50분 뒤인 오후 10시44분께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당시 항공기에는 승무원 10명, 승객 325명 등 총 335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진에어에 따르면, 다행히 실제 화재 발생 등 상황이 아니라 화재 경고등 센서 오작동 때문이었다. 진에어 측은 승객들에게 호텔 숙박이나 교통편을 제공하고 9일 오전 8시35분 발로 대체편을 준비해 재출발했으나 회항으로 인한 불안감과 애초 여정이 11시간이나 지연하면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3. 2월12일 오후 3시23분께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신평 방면 지하선로 내 당리역을 320m 앞둔 지점에서 전동차와 대형 환기구 설비가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터널 옆 벽면에 임시로 고정돼 있던 대형 환기구 후드 덕트가 넘어지면서 선로를 침범했고, 때마침 역으로 진입하던 제1157호 전동차가 이 설비와 부딪혔다. 사고가 나자 승객 150여 명은 119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전동차 출입문을 수동으로 연 뒤 선로를 통해 지상으로 무사히 대피했다. 그러나 승객 A(60·여)씨가 유리 파편을 뒤집어써 머리를 다쳤고, 남자 중학생 1명은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 부상했다. 대피 과정에서 70대 여성 1명이 손과 무릎에 찰과상을 입었다. 전동차 운전석 오른쪽 옆면과 객차 측면 유리창 10여 장이 파손됐다. 출입문 일부도 망가졌다. 사고 수습 여파로 1호선 대티역~신평역 구간 양방향 열차 운행이 일시 중단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열차 운행은 사고 수습을 마치고 오후 4시35분께 다시 정상화했다. 이들 사고 3건은 올 2월에 차례로 일어났다. 사고 종류, 피해 규모 등은 각기 다르나 이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한 자칫 더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상가 관리사무소는 해당 철거 작업 과정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고객에게 불편을 줄 것을 우려해서인지 화재 발생 3일 전인 2월1일 오전 10시14분께 화재경보기, 유도등, 스프링클러 등을 수동으로 모두 끈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상태에서 비극이 발생했다. 당시 상가 안에는 고객과 직원 등 120여 명이 있어 하마터면 초대형 참사가 날 뻔했다. 뿐만 아니다. 화재가 그나마 상가동에서 진화됐으니 망정이지 66층짜리 주거동으로 옮겨붙었다면 대재앙이 될 뻔했다. 진에어 사건은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긴 했으나 하루에 두 차례나 같은 항공기에서 고장이 발생했다는 점 때문에 도마 위에 올랐다. 즉, 오전에 승객 대피 소동을 일으킨 항공기를 그날 후에 바로 다른 비행에 투입한 것은 아무리 보유 항공기 수가 적은 저비용항공사(LCC)라고 해도 지나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진에어는 "보조 동력장치 문제와 센서 오작동 문제가 상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나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지하철 사고 역시 인명 피해는 경미했으나 아찔한 사고였던 것은 마찬가지다. 경찰과 부산교통공사 조사 결과, 시공업체는 전날 환기구 후드 덕트를 철거한 뒤 이날 지하철 운영이 종료한 뒤 새로 설비를 설치하기 위해 이를 임시로 고정시켰다. 그러나 열차가 운행하면서 발생한 진동과 바람으로 인해 이 설비가 넘어지면서 사고가 야기했다. 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