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환의 맛볼까]가로수길 '엘본 더 테이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그런 격전지에서 무려 7년을, 그것도 겨우겨우 버틴 것이 아니라 유행을 리드하며 누구나 첫손에 꼽는 '맛집'이 됐다는 것은 그 음식점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웅변하고도 남는다. 신사중·현대고 길 건너편, 그러니까 가로수길 북쪽 입구 오른쪽이자 세로수길 입구에 자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엘본 더 테이블 가로수길 본점' 얘기다. 22일 창립 7주년을 맞은 이 집은 지난 세월 ‘크리에이티브 모던 퀴진(creative modern cuisine)’을 지향하며 클래식 일변도였던 이탈리안 요리를 한국적·현대적·문화적·예술적인 요소를 접목한 창작 요리로 변신시켜 선보였다. '곤드레나물 크림 리소토' '와사비 아이스크림' '고추장 파스타' 등이 대표적인 히트작이다. '세프테이너' 최현석 셰프가 주방을 이끈다는 사실이 알려져 더욱 유명해졌지만, 창의성을 존중하는 음식점 분위기가 그런 최 셰프를 만들어냈다는 업계의 평가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 집은 각종 소스 등 요리를 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주방에서 직접 만들어 쓴다.
파스타 면도 직접 손으로 반죽해 뽑아낸 생면만을 사용한다. 덕분에 쫀득하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하고 달걀노른자, 토마토 가루, 허브, 샤프란 등 용도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다. 인기 메뉴는 '스테이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지만, 육질에서 육즙까지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을 능가하면 능가했지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정말 분주한 조리 과정에 있다. 오리지널 한우에서 호주산 수입육까지 사용하는 모든 소고기를 웻에이징, 드라이에이징 등을 통해 글루탐산 함량을 증가시켜 소고기 특유의 진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이어 24시간 이상 마리네이드한 뒤, 수비드와 콩피 조리 방식으로 길게는 72시간 저온숙성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분을 보존해 육즙을 극대화한다. 그런 다음 700도 넘는 고온의 참숯 그릴에서 숙련된 셰프의 완벽한 시어링을 통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육즙으로 가득한 명품 스테이크를 만들어 고객 앞에 서브한다.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스테이크와 함께 작은 그릇 3개가 나온다. 이 집에 처음 온 사람은 '맛이 각기 다른 소금이겠구나'라고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소금은 영국산 프리미엄 천일염 '말돈'이 유일하다. 다른 그릇들에 각각 담긴 것은 '생와사비'와 '염장 다시마'다. 스테이크의 깊은 풍미를 살리면서 뒷맛까지 알싸하고도 맛깔스럽게 잡아줘 시종일관 남다른 미각을 체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맛은 물론 음식 온도와 향, 플레이팅, 식후 여운, 코스 완급 조절 등 다양한 부분에서 창의적 큐레이팅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까지 제안한다. 이영무 수석 셰프는 “셰프는 단순한 요리사가 아니라 음식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가치를 전달하는 큐레이터라고 생각한다”며 “엘본을 찾은 고객이 음식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상의 메뉴와 서비스를 만들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총 2개 층으로 2층은 오픈 주방과 맞닿은 홀(바 테이블 포함 총 58석), 3층은 룸 4개(6인 2개·12인 1개·16인 1개, 총 40석)로 이뤄졌다. 주차는 발렛파킹(3000원)을 해준다. 한편 엘본 더 테이블은 창립 7주년을 기념해 오는 3월1~15일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서 ‘엘본 2행시 짓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에 놓인 대한민국 국민에게 힘을 북돋워 주자는 취지로 기획한 행사다.
2행시를 심사해 선정한 1등 1명에게 1년간 매주 1회 '셰프 특선 코스' 무료 이용권을 주고, 2등 7명에게 1년간 매월 1회 '셰프 갈라 디너 코스' 무료 이용권을 선물한다. 3등 30명을 추첨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티켓(1인 2매)을 제공한다. 1등작은 '엘본' CM송 가사로 사용한다. 발표는 3월17일.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