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이정미 號', 노동현안과 진보통합에 무게
노동·여성·성소수자 이슈 관심··· '의석수 6석' 한계 "정부·여당과 연정으로 현실 정치 신뢰감 줘야" 【서울=뉴시스】안채원 기자 = 정의당의 새로운 사령탑에 오른 이정미 대표는 향후 진보적 색채를 강화하면서 노동 현안과 진보진영 통합을 위한 시동 걸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번 정의당 대표 선거는 '선명성 강조' 대 '외연 확장'의 경쟁으로 비유되기도 했다. 이정미 대표가 후보 시절부터 선명성을 유독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출마 선언 당시 “30년 양당 질서가 만든 얼굴 없는 민주주의를 끝내겠다”며 소수 진보 정당으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반면 당 대표 후보였던 박원석 전 의원은 '유능한 진보, 이기는 정의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정의당의 외연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이에 따라 이정미 대표체제의 정의당은 향후 더욱 뚜렷한 진보 노선을 걷게 될 것이란 점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이 대표는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위원으로 평소 노동 관련 이슈를 중점적으로 다뤄왔다. 그의 홈페이지 첫 줄에도 '노동존중, 생명존중의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을만큼 이 대표에게 노동 현안은 평생 과업으로 여겨질 정도다. 그는 대표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도 경기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내 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였다. 통상 국립현충원을 찾는 다른 당대표와는 차별성이 드러난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청년들의 노동 문제를 누구보다 앞서서 해결해 나가는 정의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이곳에는 전태일 열사가 묻혀있다. 47년 전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온몸을 불살랐지만 아직까지도 부당노동행위 천국인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 노동 문제에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각오인 셈이다. 상대적으로 국회 내 목소리가 적은 여성 및 성 소수자에 대한 입장도 적극적으로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정의당 대선후보였던 심상정 의원은 '동성애 차별은 반대하지만 동성결혼에는 찬성하지 못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았다. '동성애 처벌 조항'으로 불리는 군형법 92조의6 폐지 법안도 주도해 발의했다. 이정미 대표도 국회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2016년 '퀴어문화축제'에 참여하는 등 정의당의 성 소수자 입장에 발맞추고 있다. 이 대표의 목표의식은 이처럼 뚜렷하지만 문제는 원내 6석에 불과한 소수정당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있다. 현재의 다당제 속에서 정의당은 협상 파트너로서도, 캐스팅보트를 쥐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정의당에 대해서는 집권 가능한 현실 정치를 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보정당에 갖고 있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취약성을 극복하는 게 급선무라는 이야기다. 이어 서 소장은 "문재인 정부 내각에 참여하거나 집권 여당과의 정책협의회를 가동하는 등 직접 집권 정부에 참여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준광역단체장에 출마해 실제 당선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